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골프 여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명실상부한 ‘골프 전설’로 남았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골든’을 더해 골프 역사상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이뤘다.

박인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코스(파71·6245야드)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추가해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11언더파 273타)를 5타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금메달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기록을 작성했다. 골프 역사상 남녀를 통틀어 이 기록을 세운 것은 박인비가 유일하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5대 메이저대회 중 US 여자오픈(2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3회), ANA 인스퍼레이션(1회), 브리티시 여자 오픈(1회)까지 4개 대회를 석권했다. 여자 선수로는 골프 역사상 7번째, 아시아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다. 여기에 올림픽 금메달을 더해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골프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부 112년, 여자부 116년 만에 부활했다. 기회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골프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귀한 이유다. 그 어려운 걸 또 박인비가 해냈다.

앞서 남자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저스틴 로즈(영국)는 역대 메이저대회 우승이 2013년 US 오픈 한 번 뿐이다. 로즈가 박인비에 이어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3개 메이저대회를 더 우승해야 한다. 그만큼 어렵다.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테니스 종목에서 유래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프로 테니스 선수들의 참가가 허용되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들의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 이 같은 수식어가 붙었다.

테니스에서도 역사상 단 3명만이 ‘골든 슬램’의 영예를 안았다. 여자부의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 한해에 4대 메이저대회와 서울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해 ‘캘린더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남자부에서는 안드레 애거시(미국),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