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난민정책, 내달 지방선거에서 심판 받을 수도
2016-08-18 12:09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현지시간 17일 내달 열리는 지방선거를 위한 지원 유세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지방선거가 지난달 잇따른 테러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난민 수용정책을 옹호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심판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9월 4일에는 메클렌부르크주가 9월 18일에는 베를린주가 각각 지방선거를 치른다. 이번 선거를 통해 작년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을 받아들인 메르켈의 정책이 핵심 유권자들의 이탈과 당 지지도 하락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에는 IS가 배후를 자처한 난민들이 무차별 공격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최근 메르켈 총리의 지지도는 급락하는 한편 이민 제한정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극우파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지지도는 급등했다.
그러나 최근 AfD가 국내 안보 이슈를 집중 공격하고 반이민 기조를 한층 강조함으로써 메르켈이 속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지지율을 갉아먹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약 AfD가 기민당의 핵심 유권자를 많이 빼앗아갈 경우 기민당이 주정부 구성에서 밀려나 메르켈의 오랜 연정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민당과 좌파당이 메클렌부르크주와 베를린주 모두에서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한 유권자는 WSJ에 메르켈의 이민 정책과 독일이 난민 유입을 통제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낙관론에 지쳤다며 “메르켈은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할 수 없다. 게다가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극우파로 치부한다”고 비판했다.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두 주에서 기민당은 보수적 스탠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메르켈은 이 같은 움직임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AfD는 전국적인 지지율에서는 기민당에 훨씬 뒤쳐지고 있으며 메르켈이 현재의 지지율만 유지하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총리를 연임할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향후 테러 공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경우 메르켈과 기민당의 지지도는 급격히 추락할 수 있다.
이미 7월 테러 이후 메르켈의 지지율은 47%로 한달 전보다 12%포인트 급락했다. 지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속하지만 응답자들의 약 2/3은 메르켈의 난민정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