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부동산 태풍…제주도 찍고 서울로 북상
2016-08-16 17:00
올해 상반기 마포구 신흥상권 내 중국인 투자 거래 22건…영등포구 129건
차이나머니가 국내 부동산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인 부동산 투자가 기존 제주도, 부산 지역에서 서울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투자 유형도 토지, 오피스텔, 아파트 등 다양해졌다. 자국 내 대도시 부동산 구입이 힘들어지면서 투자 영역을 넓혔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중국인이 보유중인 서울지역 토지는 올해 1분기 현재 3516필지(15만9375㎡)로 작년 말 3192필지(15만3109㎡)와 비교해 10% 증가했다. 자치구별로는 지난 2분기 마포구에서 중국인이 매입한 토지는 235필지(8785㎡)며 투자 거래는 올해 상반기에만 22건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동이 있는 영등포구에서 중국인 토지 매입 건수는 지난 2015년 163건에서 올해 6월 까지 129건이 이뤄졌다.
김호철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자형태가 단순히 제주도에서는 거주, 휴양 개념이었지만 투자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투자 가치가 높은 서울로 관심을 갖고 중소형 빌딩, 오피스텔 등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부지 등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면서 "국내로 중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로는 자국인 중국보다 부동산 자산이 안전하고 미국, 호주 등보다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보다 선호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중국인들은 강남구 개포동 서초구 반포동 일대의 아파트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남구에서 중국인들이 120필지(8136㎡) 소유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012년 대비 두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 초 중국 국적의 투자자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 2채를 사들였다. 또 한 중국 여행사는 올 초 연남동 5층짜리 중소형 빌딩을 매입했다.
중국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중국 대형 부동산 투자회사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지난 1월 중국 웨이하이 구용부동산개발그룹은 1조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차이나워크 타운을 건립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등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중국 자본이 몰리면서 일어나는 부동산 가격 급등 등 부작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의 국내 부동산시장 유입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자금이 없어 장기간 지연됐던 사업들이 개발에 들어가거나,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는 등의 이점보다는 주변 부동산 가격에 거품을 조장하고, 국내 건설업계를 위협하는 등의 부작용이 더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자본 투자가 몰리는 제주의 경우 수년째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중국 건강용품 업체 바오젠 기업의 대규모 임직원 방문을 기념해 지정된 제주도 바오젠거리는 중국인 투자가 집중되면서 임대료 상승과 함께 중국 거리화가 진행되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중국 투자 기업 및 개인의 특성상 주변 시세보다도 높은 금액에 웃돈을 주고서라도 매입하는 사례가 많아 부동산 가격 거품 조장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이라면서 "이미 중국의 부동산 투기 열병을 앓고 있는 제주뿐만 아니라, 서울과 부산, 강원 등에서도 가격 거품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라 국내 건설업계가 위축된 상태에서 막대한 자본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 기업으로 인해 국내 건설기업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질 전망"이라면서 "중국 부동산 투기 부작용에 호주나 캐나다 등 세계 각국이 시달리는 상황에서 투자제한지역 지정 또는 부동산세 징수 등 적절한 규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