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대북ㆍ한일관계 보다는 노동개혁ㆍ구조개혁에 '방점'

2016-08-15 13:28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 … 北당국에 '核개발ㆍ인권외면ㆍ통일전선 시도 중단' 직접 촉구
"사드배치는 자위권적 조치"… 中반대 돌파 의지…한일관계 '역사 직시·미래지향적관계로 가야"
하반기 국정운영 방향…신산업창출·노동개혁에 강조점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안보와 경제 이중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단합과 국론결집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북정책․사드 배치․역사교과서․노동개혁 등 주요 이슈에 관한 입장과 함께 하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논란과 관련해서도 엄중한 안보 상황을 근거로 배치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정치권에 정쟁 중단을 촉구했다.  또 사드 배치를 '자위권적 조치'로 규정하며 중국을 포함한 외부의 반발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우선 대북관계와 관련, 우선 북한 당국에 핵개발 중단과 핵 포기를 강력하게 촉구하면서 책임있는 국제사회 일원이 될 것을 촉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강력한 국제적 대북 제재로 고립을 자초해 심각한 경제난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됐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제안은 없었다. 올 초부터 감행된 북한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개성공단 전격 중단과 대북경제제재 등 국제사회와의 대북압박 강도도 세지며 경색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 주민 인권 문제를 언급하면서 북한 당국 간부들과 주민들에게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행복을 추구할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직접 통일의 비전과 미래상을 제시했다.

이는 극히 이례적인 언급으로 북한 최고위층과 북한 주민들과의 분리 대응 방침을 본격화해 김정은 체제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더 나아가 북한과의 흡수 통일까지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향후 북한 당국의 강한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일관계는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거듭나야 한다”는 단 한 문장으로만 적시, 원론적인 수사적 언급에 그쳤다.

일본이 올해까지 12년째 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내용을 포함시킨 데 이어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 조치도 미흡한 상황에서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의지가 국민 눈높이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박 대통령은 독도, 역사교과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미일 안보 삼각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 대통령은 국내외 경제위기를 거론하면서 규제개혁 등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및 노동개혁 등 4대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자기비하 풍조와 경제위기를 돌파해 '제2의 도약'을 이루자는 내용으로 연설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기업구조조정이라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과제를 안고 있다"며 "정부는 산업구조의 새 판을 짜는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 R&D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 수준의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신산업 창출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노동개혁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국가 생존의 과제"라고 역설하면서 박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어려운 상황에서, 모두가 '남 탓'을 하며 자신의 기득권만 지키려고 한다면 우리 사회가 공멸의 나락으로 함께 떨어질 수도 있다"며 "청년들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자신의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놓고 노동개혁의 물꼬를 트는 데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교육개혁을 언급하면서 "어릴 때부터 가치관과 바른 역사 의식을 가지고 각자의 재능을 찾아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해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올해도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언급해 논란을 예고했다.

일부 보수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1948년 8월15일 건국 주장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적시한 헌법 전문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