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정부추경, 조선산업 숨통 틔워야
2016-08-15 13:37
서영주 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
최근 세계경제 불황과 저유가 지속에 따른 수주급감, 영업적자 등으로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왔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조선시장 불황기인 요즘, 한국은 올해 6월 기준 약 1.5년치의 건조물량밖에 남지 않아 지난 2007년 대비 일감이 절반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이에 현재 업계는 각종 자산매각, 자본확충, 구조조정 등 불황극복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 수립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산업계와 함께 현재의 위기상황을 재도약의 호기로 삼고, 조선업 체질개선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산업재편을 포함한 종합적인 경쟁력 강화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수출의 10%를 감당하면서 세계 1위의 위상을 자랑하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이 왜 이렇게 어려워 졌을까?
첫번째 이유는 우리가 경쟁 상대국인 중국이나 일본보다 기술경쟁력이 약화돼 우리 시장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조선시장 특성상 세계 경제상황과 맞물려 경기 사이클상 침체국면에 빠졌기 때문이다.
세계 조선시장의 올 상반기 수주량은 작년동기 대비 한국은 87%, 일본은 90%, 중국은 26% 감소했다. 특히 중국의 수주량의 78%는 자국발주가 차지하고 있다.
우리 조선산업은 과거 오일쇼크, 세계경기 침체 고비시마다 과감한 투자와 기술 및 생산성 제고로 위기를 극복해 왔다. 오늘날에도 우리 조선사들은 LNG,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대형선 분야와 친환경, 고효율 미래 신기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술력 외에 △다량다종 선박 건조경험 △다양한 건조공법 개발 등 우수한 생산성 △현대대형설비와 이에 적합한 전산화 △자동화 구축 등으로 경쟁국을 압도하고 있다.
이렇듯 우수한 장점과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가 시장 회복기를 대비해 최근의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사태, 경영난 심화 등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특히 부동의 세계 1위 조선국가로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의 생존지원대책이 절실하다.
경쟁국인 중국은 지난해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고, 제조업 구조 고도화 및 기술발전 촉진등을 통해 세계적인 공업 강국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해양장비 및 첨단기술 선박 분야를 10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선박금융, R&D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도 정부 통화재정 부양정책, 국내 발주지원 등 조선업 부활을 위한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다.
우리도 경쟁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첨단기술에 대한 R&D투자에 나서야 한다. 또 시설투자, 우수 인력양성, 인프라 확충 등이 절실한 상황이며 구조조정, 선박금융지원 규모 확대, 각종 세제지원 등도 보강돼야 한다.
정부는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이 처한 당면과제를 해결하고, 현재의 위기상황을 체질개선의 호기로 바꿀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위기는 진행형이며, 업계는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였다. 그렇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 예산편성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차원에서 추경은 즉시 집행돼야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조속한 조치가 늦춰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것이다.
최근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한 조치 등은 환영할 일이다. 모쪼록 시의적절하고 과감한 추경 예산 편성으로, 일시적인 성장통에 고통받는 우리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이 다시금 활로를 모색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