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모친상…정·재계 인사 조문 행렬(종합)

2016-08-11 18:48
강태영 여사 별세…동관·동원·동선 3형제, 브라질서 귀국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강태영 여사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모친인 강태영 여사가 11일 향년 90세로 별세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정·재계 총수들의 조문이 잇따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오전 11시 57분경 빈소에 도착했다.

오후 12시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한 빈소에는 점심시간을 지난 후부터 조문행렬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오후 2시 10분에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오후 3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정 대표의 지역구는 강 여사의 장지(충남 공주시 정안면 선영)인 공주다. 박 회장은 고인에 대해 “친구(김호연 빙그레 회장) 어머니여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인을 알고 지냈는데 ‘용만아 용만아’ 불러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면서 “수학여행 때는 간식을 손수 싸주시던 온화한 분이셨는데 영정 사진을 보니 예전과 똑같은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대한상의 회장단 자격으로 박 회장과 함께 조문한 현 회장은 각종 질문에 말을 아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오후 3시 45분께 고인을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 밖에도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박주선 국회부의장, 박진 새누리당 전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손경식 CJ그룹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등도 빈소를 찾았다.

빈소를 방문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김호연 회장과 대학교(서강대) 동문이기도 하고 18대 때 국회의원 생활을 같이 했다”면서 “마침 서울에 체류 중이라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빈소가 차려진 후 4시간여 조문객을 받았던 김승연 회장은 오후 4시께 장례식장을 떠나 1시간 가량 휴식을 빈소로 복귀했다.

김 회장은 최근 강 여사의 몸상태가 악화되면서 서울대학교병원 입원실을 지켰고, 임종까지 지키느라 피로가 누적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90세의 나이로 이날 오전 별세한 고(故) 아단(雅丹) 강태영 여사는 한화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종희 회장의 부인으로 슬하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 김영혜 전 제일화재 이사회 의장 등 2남 1녀를 뒀다.

강 여사는 김종희 창업주의 생전에 묵묵히 내조에 신경을 쓰는 한편, 문화사업 등 사회활동에 있어서 조언자 및 조력자 역할을 했다.

특히 김 창업주는 1981년 59세의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면서 강 여사는 사별 이후 남편의 뜻을 살리기 위한 추모사업에 몰두했다. 제대로 된 생일잔치를 열지도 않았다.

장남인 김승연 회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2003년 어머니가 희수(喜壽)를 맞을 때 온 가족이 뜻을 모아 잔치를 해드리려고 한 적이 있었다”며 “그러나 ‘너희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내 생일 잔치는 하지 않겠다’는 모친의 뜻을 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승연 회장은 1981년 김 창업주의 갑작스런 별세 이후 29세라는 이른 나이에 그룹 경영을 이어 받았다.

1927년 경기 평택에서 태어난 강 여사는 수원여고를 졸업했다. 성공회 교회에서 만난 양가 어른의 소개로 1946년 김 창업주와 결혼했다.

강 여사는 평소 형제간 우애와 집안의 화목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업주 타계 후 두 아들인 김 회장과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재산권 분할 소송을 벌이자, 1995년 자신의 생일에 두 사람을 함께 불러 화해를 권유했고 이후 갈등은 사라졌다.

이후 강 여사는 2005년에는 자신의 아호를 따 재단법인 아단문고(雅丹文庫)를 설립했다. 아단문고는 한국 고서적과 근현대 문학자료를 수집해 학계에 연구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선수로 참가한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과 김 팀장을 응원하러 간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이날 오후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삼형제는 12일 오후 귀국하는 대로 빈소를 찾아 발인일인 13일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김동선 팀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승마에 출전했으며 전날 치러진 1차 예선 경기에서 30명 중 17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