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방중단, 냉각기 한ㆍ중 외교 물꼬"…김종인 "야당 관행 버려야"

2016-08-11 21:48
김종인 "집권 가장 중요, 당 이렇게 끌고 갈 수밖에 없다"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방중' 성과를 김영호 의원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당 안팎에서 방중 시기와 목적을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별 사고 없이 방중을 마쳤다는 안도감 속에 숨 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선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자신의 뜻을 재차 강조하며 쓴소리를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의총에 참석해 모두발언에서 "여당의 전당대회 결과를 보면 완전히 대통령 친정체제를 확립했다고 즐거워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내부 단속에도 나섰다.

김 대표는 "저도 쉽게 생각해서 관행대로 당을 운영하면 편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라 전체 상황과 세계가 변하고 있는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당을 운영해서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부로부터 '어떻게 더민주가 이런 식으로 가는가'는 이야기를 듣는데, 저는 '당신들의 정신적인 생각에서는 더민주가 취하는 태도가 애매모호하고 맞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집권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당을 이런 식으로 끌고 갈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만류에도 사드 방중을 강행한 초선 의원 6명과 '사드 반대' 당론을 요구하는 일부 의원들에게 뼈 있는 말을 던진 것이다.

8·27 전당대회 이후 구성된 새 지도부가 '사드 반대 당론'을 추진해 '이념·노선 투쟁'으로 회귀할 경우 집권은 요원해진다는 조언으로 읽힌다. 

일단 이날 의총에선 방중 결과를 "냉각기에 빠진 양국 외교 관계에 물꼬를 틀었다"고 정리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김영호 의원의) 귀국 보고에 따르면 사드 배치 진행에 따라서 중국 정부의 대응 전략이 확고하게 마련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학계 인사들과의 만남에서는 다음 달 G20 정상회의 때 양국 정상이 만나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는 보고도 이뤄졌다. 구체적인 토론 내용은 당 지도부에 상세히 보고하고 향후 당 차원의 사드 대응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도 김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외교 공식 채널은 아니지만 의원 외교라는 게 (중국 측과) 관계를 맺고 네트워크를 맺는 것도 있지만 서로 간에 어떤 입장인지 업계가 됐든 정계가 됐든 의견을 듣는 것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사드 방중단'이었던 김병욱 의원은 "어젯밤에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방중 결과를) 다 이야기 했다. 외교통상위원회 등 상임위와 당내 사드 대책위원회도 있으니 우 원내대표가 합리적으로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