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람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땀과 눈물

2016-08-06 00:17

[사진=KBS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핸드볼의 변방, 아시아에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8회 연속 4강 진출 기록.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을 안고 있으면서도 매 올림픽마다 메달을 거의 놓치지 않는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핸드볼에 인생을 건 그녀들의 아름다운 도전과 열정을 전한다.

△ Again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8년 만에 다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돌아온 임영철 감독. 지도자로서 세 번째 올림픽이다. 혹독한 지도 스타일 덕에 ‘독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선수들을 위해 김치찌개, 불고기 등 수준급 요리 솜씨를 발휘할 정도로 정 많은 그다. 항상 문턱에서 아쉽게 놓쳤던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강렬한 만큼 그는 고심을 거듭했다. 예비 엔트리의 대부분이 개인 기량은 좋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심사숙고 끝에 뽑아 든 카드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함께했던 오영란, 우선희 선수.

무려 다섯 번째 올림픽 출전인 오영란 선수는 올해 45세로,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선수들 중 최고령이다. 아직은 누구 엄마보다 ‘오영란 선수’라는 말이 듣기 좋다는 그녀지만 20대 선수들과의 훈련에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우선희 선수는 출산한 지 6개월 만에 아기와 떨어져 태릉선수촌으로 들어왔다. 악바리로 유명한 그녀지만, 출산 후의 몸은 영 예전 같지 않다. 올림픽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자꾸 마음이 조급해진다.

마지막 올림픽, 이번엔 기필코 금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안고 들어온 그녀들. 태릉선수촌 내에서도 유독 힘들기로 유명한 핸드볼팀의 지옥훈련을 과연 잘 버텨낼 수 있을까?

△ 핸드볼에 얽힌 눈물과 꿈

이제 스무 살이 된 대표 팀의 막내 유소정 선수는 무서운 감독님의 호통에 기가 죽고, 전국의 날고 기는 선배 언니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잃어간다. 훈련 도중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에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마는데… 그녀는 이 모든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

몸싸움이 허용되는 핸드볼의 경기는 늘 격렬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무릎 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던 김온아 선수는 재활 과정 중 우울증을 겪으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이렇게까지 다치면서 핸드볼을 해야 하나?’ 하지만 또다시 코트 위에 오르고 싶었고, 또 시합을 뛰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던 그녀.

그녀들에게 핸드볼이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 눈물의 이별, 최종 엔트리 선발 그 후

예비 엔트리 23명의 선수들은 해병대 극기훈련은 물론이거니와 한 달간 유럽에서 열세 경기를 소화해내야 했던 지옥 같은 전지훈련 스케줄도 견뎌냈다. 그러나 핸드볼 국가대표 엔트리는 총 15명. 이들 중 8명은 리우에 함께 갈 수 없다. 무서운 호랑이로 유명한 임영철 감독에게도 넉 달이나 함께 한 선수들을 돌려보내는 일은 쉽지 않다.

함께 동고동락하던 선수들이 태릉선수촌을 나가고, 15명의 최종 엔트리 선수단은 제주도로 훈련을 떠난다.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를 발표하던 김진이 선수는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고, 발표장은 눈물바다가 된다. 이어 금메달을 향한 간절함을 말하던 감독님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가슴에 단 태극마크의 무게와 떠난 선수들의 몫까지 해내야겠다는 책임감. 이 모든 것을 그동안 흘린 수많은 땀과 눈물에 대한 자신감으로 끌어안은 15명의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이 리우 올림픽을 위해 달려온 눈물의 과정을 생생히 전할 예정이다.

KBS 스페셜 2016 리우올림픽 특집 ‘국가대표 여자 핸드볼’에 대한 이야기는 6일 오후 8시 5분 KBS1을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