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떠나보낸 현대그룹… 故 정몽헌 회장 13주기 추모식도 ‘정중동’
2016-08-03 15:03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오는 4일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3주기를 맞는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과 하남시 선영에서 진행돼오던 추모제와 행사를 하남시 창우동 선영에서만 비공개로 가질 예정이다.
3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올해 정 전 회장의 추모식을 앞두고 남북관계를 고려해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현 회장은 2년 연속 금강산을 방문했으나 지난해에는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직원 20여명이 북한을 방문해 추모제를 지냈다.
올해 13주기 추모식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이후 40년간 지켜온 현대상선을 떠나보낸데다 남북경색 등으로 북한방문을 배제하고 현 회장과 장녀인 정지이 전무,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조건식 사장 등 임직원 등이 참여해 차분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주력기업이자 상징으로 그룹 내부에서도 자부심이 남달랐던 만큼 어느때보다 착잡한 심경이 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현 회장의 부친인 현영원 회장은 1964년 신한해운을 설립한 뒤 현대중공업이 2척의 유조선을 수주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정주영 명예회장과 사돈의 연을 맺는다. 특히 1976년 정 명예회장이 그리스 선주가 2척의 유조선 인수를 거부하자 이들 선박으로 아세아상선(지금의 현대상선)을 세우는데, 현 회장은 창립발기인을 시작으로 정 명예회장에게 해운업과 관련한 많은 조언을 주기도 했다.
이후 1984년 신정부의 해운산업 합리화 조치로 신한해운이 현대상선에 통합된 이후에도 정 명예회장의 배려로 현영원 회장은 1995년까지 현대상선 대표이사 회장을 맡으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재계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이 부친때부터 시작해온 해운업을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안다”면서 “이를 떠나보낸 현 회장과 현대그룹 수뇌부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느냐. 당장 현재의 상황을 추스리고 기업 재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 만큼 회사도 차분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