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캐주얼워터에서 구제받은 조던 스피스가 캐주얼워터를 밟고 샷을 한 이유는?

2016-08-01 16:20
방해로부터 구제받은 후 다른 스트로크 타입이나 클럽으로 공략 가능…그 과정에서 캐주얼워터 닿아도 ‘노 페널티’

조던 스피스(오른쪽)가 캐주얼워터(왼발 옆 길다란 것)로부터 처음 구제받을 당시 장면. 캐주얼워터가 스탠스나 스윙에 방해가 안되므로 흠없는 절차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




 

조던 스피스가 샷의 각도를 바꾼 후 왼발끝이 캐주얼워터에 닿은 상태로 샷을 시도하고 있다. 논란이 된 장면이다.
                                                                                                          [사진=미국PGA 홈페이지]





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벌투스롤GC에서 끝난 USPGA챔피언십에서는 골프규칙이나 경기위원회와 관련해 두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하나는 2라운드 때 일부 선수(콜트 노스트, 조 서머헤이, 이케다 유타로 이뤄진 조)들에게 핀위치가 잘못 표시된 핀위치도가 나눠진 것이다. 메이저대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경기위원회에서는 실제 그린의 핀 위치와 핀위치도가 일치하는지 크로스 체크를 하는데도 이런 실수는 아주 가끔 발생한다.

다른 하나 역시 2라운드 때 7번홀(파4·길이478야드)에서 나온 규칙관련 논란이다. 그 주인공은 세계랭킹 3위 조던 스피스(미국)이고, 경기위원은 브래드 그레고리였다. 이 상황이 처리될 때까지 약 15분 소요됐고, 나중에도 SNS 등을 통해 말이 많았다.

당시 상황을 요약한다.

스피스의 티샷이 왼편 카트도로에 멈췄다. 카트도로는 곳곳이 움푹 파여 있었고, 비온 뒤라 물이 괴어있었다. 그의 볼은 카트도로상 캐주얼 워터 안에 있었다.

이 경우 플레이어는 카트도로(움직일수 없는 인공장애물)나 캐주얼워터 어느쪽을 먼저 선택해 구제받아도 상관없다. 한 쪽 방해로 먼저 구제받고, 다음에 다른 쪽 방해로 구제받아도 좋다.

스피스는 캐주얼워터 상황으로 구제받기로 했다.  그린 공략 각도상 그 편이 나았기 때문인데, 스피스의 혜안이 돋보인다.  세컨드샷용 클럽으로 스윙 모션을 해본 후 캐주얼워터 왼편에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한 후 한 클럽내에 드롭했다. 이 과정에서 볼이 굴러가고, 스탠스가 캐주얼워터에 걸려 수 차례 드롭을 반복했다.

스피스는 마침내 그 캐주얼워터를 피한 곳으로, 카트도로상에 볼을 플레이스했다. 물론 이 때는 스탠스나 스윙에 캐주얼워터가 방해되지 않았다. 가까스로 캐주얼워터를 벗어났으나, 규칙상 흠없는 절차였다.

일단 드롭(플레이스)했으니, 볼은 카트도로상이나 인플레이 상태다. 스피스는 카트도로에 의한 구제는 전혀 생각지 않은 듯했다. 카트도로에서 구제받으려면 오른손잡이인 그로서는 왼편 숲속에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플레이선을 나무가 가리기 때문이다.

스피스는 영악했다. 그는 경기위원에게 다른 각도로 세컨드샷을 하겠다고 했다. 요컨대 맨처음 캐주얼워터로 구제받을 때에는 그린을 직접 겨냥한다는 계획아래 절차를 밟았으나, 지금은 그린앞에 있는 큰 나무 오른쪽을 겨냥해 훅을 구사하겠다고 했다.

규칙상 이는 허용된다. 드롭(플레이스) 후 플레이어에게는 다른 타입의 스트로크를 하거나 다른 클럽으로 공략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경기위원은 ‘OK’했다.

훅을 구사하려다 보니 스피스의 몸(스탠스)은 시계바늘 방향으로 좀 돌았다. 그에따라 왼발끝이 처음 구제원인을 제공했던 캐주얼워터에 닿았다. 캐주얼워터에 의한 구제라면 캐주얼워터에서 완전히 벗어난 후 샷을 해야 하지만, 이 경우는 그 이후의 상황(드롭 후 인플레이 상태가 된 볼을 다른 스트로크 타입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므로 다르다. 발이 캐주얼워터에 닿으면 또다시 구제를 받거나 구제받지 않고 그냥 칠 수 있는 것이다.

스피스는 그냥 치는 쪽을 택했다. 왼발끝이 캐주얼워터에 조금 걸쳤으나 샷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또다시 구제를 받을라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라이(상황)도 더 나빠질 수 있는 까닭이었다.

왼발끝이 캐주얼워터에 걸친 상태로 스피스가 샷을 하자 방송 해설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규칙 위반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인 USPGA측은 “제대로 된 판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미국골프협회(USGA) 관계자도 “이상없다. 스피스가 한 행동은 ‘노 페널티’다”고 거들었다.

스피스는 타이거 우즈 못지않게 골프규칙을 잘 알고, 또 그것을 잘 이용하는 머리를 가진 듯하다. 어떻게든 자신에게 유리한 판정을 이끌어내려는 실력과 집념은 본받을만 하다.

스피스는 그 홀에서 보기를 했다. 그는 결국 4라운드합계 6언더파 274타로 공동 13위를 차지했다. <규칙 재정20-2c/0.8 및 24-2b/1 참조>


이 상황에 대해 USPGA가 내놓은 해명은 다음과 같다.


◆Jordan Spieth Ruling-Hole #7

Jordan Spieth’s ball came to rest in casual water on an artificially surfaced path. He called for a Rules Official and Brad Gregory, former PGA of America Rules Chair, was present to provide help.

Jordan selected a club and deomstrated a swing and direction that he would have used, if there were no casual water present(Decision 24-2b/1). This stroke and direction was toward the hole. After going thru the relief procedure, the ball was in play on the artificially surfaced path and clear from his stance and swing for the direction and type of shot he originally chose to play. Once the ball wass dropped and in play, Jordan had the option to select another type of stroke or another type of club to actually play the shot and he chose to play a stroke to the right of a tree in an attempt to try to hook the ball toward the green.

In this case, Jordan elected to play in a different direction of play based on Decision 20-2c/0.8. Jordan was entitled to either play the bal as it lay, even if his stance was still in the casual water or, he could have elected to take relief again from the casual water under this different type of stroke that he then elected to play.



 

조던 스피스가 카트도로상 캐주얼워터(왼쪽 길쭉한 모양)에 빠진 볼을 구제받아 카트도로에 드롭하고 있다.                                                      [사진=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