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사드 배치로 중국 비관세 장벽 걱정"

2016-07-24 13:44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두 번째 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24일 중국 청두 인터콘티낸탈호텔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 각국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 = 기획재정부]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적 보복 가능성에 대해 "전면적인 경제 보복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청두(成都)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유 부총리는 23일 밤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돼 있고 자유무역협정(FTA)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전면적인 경제 보복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 부총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경제 관계라는 것은 기분 나쁘면 마음대로 보복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비즈니스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전면적인 보복은) 영토를 침략하는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비관세 장벽에 대해선 "중국이 사드와 별개로 가끔 비관세 장벽으로 대응하기도 했다"며 "(이번에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걱정된다"고 밝혔다.

9월 시행을 앞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선 "정말 걱정이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김영란법의 경제적 효과가 11조원에 달한다는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내용을 언급하며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0.7∼0.8% 정도"라며 "영향력이 특정 산업에 집중되고 또 다른 산업으로 확대된다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경제적 대책 마련에 대해선 "아직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는 여소야대인 국회 상황을 고려, 야당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한 달 전만 해도 야당에서 추경을 왜 하냐고 했다가 이젠 이것만 해서 되겠느냐고 한다"며 "우리로선 들어줄 수 있는 한도에서 야당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2일 추경의 국회 통과가 가능할지 묻는 말엔 "기도하는 심정"이라고 절박함을 표현했다.

다만 야당이 요구하는 누리과정 예산의 추경 반영에는 "우리의 원칙이 있고 감사원 결과도 (교육청에) 돈이 있다고 했다"며 "어느 교육청은 편성했는데 끝까지 버티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통화 스와프 추가 체결 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중국과 통화 스와프를 연장하자고 해서 협상하고 있는데 그 이후 (진행 상황은) 거북이걸음 같다"면서 "(다른 곳은) 우리로선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관계자를 만나지는 않았다"면서도 "AIIB 부총재직 한국인 선임을 위해 최후의 가능성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는 AIIB에서는 요아힘 폰 암스베르크 부총재만 참석했다. 진리췬 총재는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