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훙 中 대사 "日 경제보복, 성공 못 할 것"...'작심 비판'

2019-09-11 12:32
"역사 문제서 日은 가해자...피해국 요구 겸허히 받아들여야"
"중국은 日군국주의 피해국으로서 한국 입장에 서게 될 것"
"최고위층 간 신뢰 회복 중요...이른 시일 시진핑 방한 노력"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빌미삼아 일본 정부가 경제보복 조치에 나선 데 대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 대사는 이날 인천시 연수구 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새얼아침대화' 초청 강연을 통해 '한중관계와 한반도 형세'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하고 이같이 피력했다.

추 대사는 "근현대 국가 관계에서 경제적 수단으로 제재해 상대를 굴복시킨 사례가 없다. 한민족은 자존감이 높고 의지가 강한 민족이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역사 문제를 이유로 경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성공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경제보복 조치는 효과도 없고 국제사회의 지지도 받을 수 없다"며 "이런 방식은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피해를 보게 돼 결국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인천 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한중관계와 한반도 형세'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역사 문제에서 일본은 가해자이고 한국은 피해자여서 피해자가 조금은 지나친 요구를 한다 해도 가해자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중국은 일본 군국주의의 피해국으로서 당연히 한국 입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사는 5년 6개월째 주한 중국대사로 재임 중이다.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비교적 멀어진 양국관계를 언급하면서도 관계 회복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추 대사는 "저는 한중관계를 '이혼하면 안되는 부부 관계'로 본다"며 "부부관계가 아무리 좋아도 이런저런 이유로 갈등이나 이견이 생길 수 있고, 평생 싸우지 않는다고 해서 정상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중관계도 수교한 지 27년이 됐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문자 기록이 있는 시간까지 수천 년의 교류 역사가 있다"며 "관계가 좋을 때 상대방에게 기대할 필요도 없지만,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해서 비관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양국관계가 그동안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정치적인 상호 신뢰, 공동의 이익 존재, 국민 간 활발한 소통, 다자간의 국제협력 덕분"이라면서 "앞으로도 이 4가지 분야를 양국관계 회복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대사는 "정치적인 신뢰 관계를 확대해야 하는 데 특히 최고위층 간 신뢰 회복은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중국 정부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이른 시일 안에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언제 가능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제가 재임하는 동안 성사될 수 있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앞서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한 논의는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