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도 외로운 늑대의 흉기 난동..이민정책 방향 틀까?
2016-07-20 13:52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독일은 이웃국 프랑스나 벨기에와는 달리 지금까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을 잘 피해왔다. 그러나 현지시간 18일 독일 열차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17세 난민 소년이 승객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공격이 발생하면서 독일 역시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제 난민에 수용적인 입장을 견지하던 독일의 이민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지 주목된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소년은 열차 안에서 “신은 위대하다”고 말한 뒤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에 부상을 입혔고 이후 도주하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부상자 중 2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IS는 즉각 배후를 자처했다. IS는 한 아프간 출신 난민이 독일에서 자살 공격을 벌일 것이라고 맹세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IS 전사가 IS에 맞서는 나라들을 겨냥해 공격하라는 우리의 지시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후 독일 수사 당국은 동영상의 주인공이 열차 공격범이 맞다고 확인했다.
범인의 방에서는 손으로 직접 그린 IS 깃발과 아버지에게 부치려고 쓴 편지가 발견됐다. 편지에는 “제가 신을 믿지 않는 자들을 벌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제가 천국에 갈 수 있게 기도해주세요.”라고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독일 내무장관은 범인이 스스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보인다며 IS와의 직접적인 연관 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난민에 수용적인 메르켈 총리에게 정치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실제로 메르켈 총리가 주도하는 관대한 난민 수용 정책 덕에 지난 한해에만 백만 명의 이주민이 독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 그래도 지난 연말과 연초에는 독일 대도시 퀠른에서는 축제를 즐기러 나왔던 여성들 약 1,200명이 북아프리카 출신 망명 신청자들을 포함한 남성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정부의 난민정책이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메르켈 총리의 지지도는 하락한 바 있다.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극우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메르켈 총리와 그 지지자들이 혈기 왕성하고 교육받지 못하고 급진적인 무슬림들을 너무 열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나서면서 이번 공격으로 독일에서 우경화 바람이 거세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