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파업 확대·장기화 조짐…공기연장 가능성에 건설사들 ‘노심초사’

2016-07-18 11:08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파업 18일째…전국 850여 공사현장 멈춰서
플랜트건설노조도 오는 20일부터 총파업…"공기 연장 피해 불가피"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파업으로 인해 일부 공정이 중단된 상태다. [사진=김종호 기자]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파업으로 전국의 타워크레인 90% 가량이 멈춰선 데 이어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도 오는 20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해 건설노조의 파업이 확산 일로다. 건설사들은 현장에 대체인력을 파견하는 등 당장은 일정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는 이달 1일 총파업에 들어간 이후, 18일째 각 지역에서 파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들은 △소형타워크레인 등록기준 및 면허요건 개정 △적정임금·적정임대료제 도입 △건설사 직접고용 확대 등 개선안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장기 파업에 들어간 타워크레인분과 노조원은 총 2007명으로, 전국 타워크레인의 약 90%에 해당하는 850여개 현장에서 작업이 중단됐다”며 “이번주 중 교섭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타워크레인 임대사 등이 진정성 있는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던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도 오는 20일부터 고용개선과 임금인상, 노동조건·환경개선 등을 요구하는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간다.

특히 지난해 울산 한화케미칼 현장 탱크폭발사고와 지난달 울산 고려아연 황산누출사고 등 대형 참사가 잇따라 발생하는 플랜트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 붕괴사고 등 크고 작은 건설현장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건설노조의 불만과 개선요구 목소리가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달 6일 집회를 가졌던 건설노조가 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건설노조는 이달 6일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조합원 2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2016 건설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건설노조의 파업이 확대 및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건설사들은 공사 중단에 따른 공기 연장 가능성을 두고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실제 이번 파업에 따라 타워크레인 가동을 멈춘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 남양주 다산 등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공사 현장은 물론, 전남 연륙·연도교 건설공사 등 대형 공공건설 현장의 주요 공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 따라 내부공사 등 다른 공정을 먼저 진행하거나, 비노조 건설기계 기사를 투입해 파업에 대응하고 있다”며 “그러나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공기 연장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