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사드’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16-07-13 15:46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가 최종 결정됐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드 배치 지역에 모든 관심이 쏠리면서 정작 사드가 갖고 있는 무기체계 자체에 대한 진실은 감춰지고 각종 추측과 오해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 레이더 전자파, 인체에 유해한가?
사드는 고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체계다. 발사대 6기(1기당 미사일 8대 탑재)와 레이더, 통제 및 통신장비 등으로 1개 포대가 구성된다. 사드 요격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200㎞에 달하며 최대 고도는 150㎞다. 적의 사거리 3000㎞ 이하 단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으로 하강할 때 직접 맞춰 파괴한다.
사드 배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사드 레이더가 내뿜는 고주파 전자파 때문이다.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강력한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드에는 적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고 요격미사일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AN/TPY-2 레이더가 배치된다. AN/TPY-2 레이더는 마하 10이 넘는 초음속으로 하강하는 탄도미사일을 포착, 추적하기 때문에 항공기 레이더보다 훨씬 강한 전자파를 발생시킨다.
이에 따라 AN/TPY-2 레이더 바로 앞에서 아무런 방호장비 없이 일정 시간 전자파를 장시간 쐬면 화상을 입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 일각에서 사드 주변 반경 수십㎞ 지역이 모두 ‘죽음의 땅’이 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미 육군의 관련 안전 기준에 따르면 레이더 전방 좌우 각각 65도(전면 130도) 내 최소 3.6㎞까지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다. 100m 내에서는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 2.4~5.5㎞는 항공기 운항도 불가능하다.
군 당국은 이를 토대로 엄격한 안전 기준을 적용해 사드 포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사드 발사대 6기를 부채꼴로 배치하고 발사대와 최소 500m 떨어진 곳에 레이더를 배치한다. 레이더 전방 100m까지는 군인들조차 접근할 수 없도록 안전펜스를 설치해 완전 통제한다. 3.6㎞까지는 통제된 인원만 출입할 수 있다. 2.4㎞까지는 일반 항공기, 5.5㎞까지는 폭발물을 탑재한 항공기의 운항을 각각 제한한다.
또 레이더를 산악지역에 설치하고 지표면과 5도 이상 각도로 유지해 위쪽을 향하게 할 예정이다. 전자파는 직진성이 특징으로, 산에서 위쪽을 향해 발사될 경우 아래쪽 주민들에게는 전자파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레이더를 평탄한 지상에 설치할 경우에도 5도 각도를 유지하면 2.4㎞ 바깥에서는 사람이 210m 높이에 맨몸 그대로 떠있지 않는 한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군 당국은 “사드 레이더는 기지 울타리로부터 최소 500m 들어간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지 외부의 주민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레이더가 5도 이상 위쪽으로 운용돼 주변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드 레이더 전자파가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발암 가능 물질’이라는 주장도 나오면서 성주 주민들이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중국 탐지 가능한가?
AN/TPY-2 레이더는 두 가지 방식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종말단계 방식은 600∼800㎞ 거리에서 상승 중인 탄도미사일을 감지할 수 있다. 운용 범위를 넓힌 전진배치 방식은 1800~2000㎞까지 탐지가 가능하다.
전진배치 방식으로 운용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상당 지역이 탐지 범위에 들어간다.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다. 특히 중국은 자국 내부를 샅샅이 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미 양국은 사드 레이더를 종말단계 방식으로만 운용할 방침이다. 이 경우 중국 내륙에는 미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스위치만 전환하면 즉시 전진배치로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평소에 전진배치 방식으로 운용하다가 북한 미사일이 날아오는 순간 종말단계 방식으로 전환해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미 육군에 따르면 전진배치에서 종말단계로 레이더 방식을 바꾸는데 약 8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드 레이더는 1년 내내 가동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징후가 포착될 경우에만 가동된다. 레이더 도달 범위를 조절해 감시하는 형태로 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우리를 겨냥할 징후가 포착되면 작전 운용 계획에 따라 요격 태세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군 당국은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방어용으로 운용될 것”이라며 “사드 레이더 탐지거리는 한반도로 국한된다”고 전했다.
◆ 사드 실제 성능은?
사드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요격체제인 패트리엇(PAC-3) 미사일보다 상층권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며 속도와 정확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사드 배치로 KAMD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다층방어체계 구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발사에 성공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0’(무수단)을 사드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수단의 낙하 속도가 마하 10 이하로 추정되기 때문에 사드로 종말단계에서 요격이 가능하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드가 갖는 무기로서의 성능에 대한 의문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한반도 지형을 고려한 실전적인 시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조차 사드 성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점도 의혹이 멈추지 않는 이유다.
사드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은 “11번 요격 실험을 해서 11번 성공했다”며 사드를 홍보하고 있다. 반면 마이클 길모어 미 국방부 무기 운용시험평가국장은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보고서에서 “사드 실전 운용에 요구되는 신뢰성은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제한적인 조건에서의 실험 결과가 실전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사드는 실제 미사일을 쏴 맞춘 적이 없어 명중률이 제로라고 봐야 한다”며 “미국 내에서도 사드 성능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와중에 우리 국방부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냐”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군 당국, 미군 등 사드 배치 책임자들이 사드의 군사적 재원과 작전 반경 등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명확한 설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