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반(反) 유대인' 트윗 논란이 언론의 부정적 시각 때문이라며 책임을 전가한 것에 대해 민주당 측은 물론 공화당 진영에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직하지 않은 언론이 '보안관의 별'이나 '순수한 별'로 보지 않고, '다윗의 별'이라고 묘사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수석 참모인 에드 브룩오버도 이날 NBC방송과의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문제의 트윗을) 삭제했으며 수정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2일 오전 트위터에 클린턴 전 장관을 "선거 사상 가장 부패한 후보"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리며 100달러짜리 지폐들을 배경으로 문제의 '육각별'과 클린턴의 얼굴이 담긴 그래픽 사진을 함께 올렸다.

육각별은 유대인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이다. 클린턴이 유대인의 돈을 받는 부패한 정치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해석과 함께 논란이 일자, 트럼프는 2시간이 채 안 돼 '원본' 트윗을 삭제하고 육각별을 원으로 대체한 그래픽 사진을 새로 올렸다.

트럼프 캠프는 인종차별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애초 트럼프가 올린 '원본' 트윗 속 그래픽이 인종차별주의자들 사이에서 사용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NBC 방송은 "문제의 그래픽이 지난 6월 15일 자신을 코미디언으로 소개하고 있는 한 트윗 계정에 처음 올라왔으며, 이 계정에는 클린턴 전 장관과 미국 내 흑인 및 무슬림을 공격하는 내용의 트윗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육각별과 돈다발 그래픽은 지난달 15일 한 트위터에 처음 등장해 무슬림과 흑인 민주당원 등을 비방하는 쪽으로 퍼져 나갔고, 일주일 후에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인터넷 포럼에서 공유했다"며 "트럼프는 이 그래픽의 출처가 어딘지 모른 채 공유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은 트럼프가 거짓말과 함께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캠프 내 유대계 담당 책임자인 사라 바드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적인 반(反)유대계 이미지를 사용한 것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라면서 "그런데도 트럼프는 사과는커녕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에 참여하고 있는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에릭 에릭슨은 즉각 "다윗의 별과 돈다발, 부패를 시사한 것"이라며 "트럼프가 또다시 백인우월주의 놀음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일부에서 (육각별이) 다윗의 별이 아니라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트럼프가 왜 육각별을 원으로 대체한 트윗을 다시 올렸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의도를 비난했다.

공화당 전략가이지만 '반트럼프' 노선을 걷는 케이티 패커도 "다윗의 별을 갖고서 무엇을 하려는 건가. 도그 휘슬(개를 부르는 호루라기)의 일종인가"라며 반유대인 정서를 불러일으키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