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진타오 前비서실장' 링지화에 무기징역 선고...'신4인방' 전원 몰락

2016-07-04 17:50
뇌물수수, 국가기밀 불법취득, 직권남용 인정…뇌물수수액 132억원

링지화, 1심에서 무기징역 선고[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부패 혐의로 기소된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톈진시 제1중급인민법원이 4일 링지화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정치적 권리박탈, 개인재산 몰수 결정을 함께 내렸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

재판부는 뇌물수수, 국가기밀 불법취득, 직권 남용 등 세 가지 범죄혐의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링지화가 그동안 받아 챙긴 뇌물액수가 7708만5383위안(약 13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링지화의 뇌물수수액이 막대하고, 대량의 국가기밀을 불법취득하고, 직권남용으로 사회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쳐 죄질이 무겁다고 전했다. 다만 스스로 범죄를 시인하고 뉘우치는 등의 자세를 보인 것을 감안해 이같이 선고했다고 전했다.

링지화는 법정에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 항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톈진시 제1중급법원은 지난 달 7일 링지화에 대한 심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당시 법정에는 링지화와 관련된 정·재계 관련인사들이 줄줄이 불려나오거나 비디오 녹화영상 형식으로 링지화의 범죄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는 줄곧 권력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로 한때 정치국원 진입이 유력했던 중국 차세대 정치스타였다.

그러나 2012년초 아들이 낸 페라리 교통 사망사고 여파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으며 정치국원 진입에도 실패하는 등 정치적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그의 아들이 낸 '페라리 교통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면서 그의 부정부패 혐의가 서서히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지지세력인 '산시방(山西幇·산시성 정·재계 인맥)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잡혀들어가고, 결국 지난 2014년 12월 링지화도 낙마했다. 그리고 이듬 해 7월 공산당 당적과 공직을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받으며 검찰로 송치됐다.

링지화 수사 과정에서 부인 구리핑(谷麗萍)은 물론 형 링정처(令政策) 전 정협 부주석, 동생 링완청(令完成) 등 친·인척들도 줄줄이 조사를 받거나 체포되면서 그의 일가는 사실상 몰락 위기에 처했다.

링지화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과 함께 시진핑 정권의 전복을 노린 '신(新) 4인방'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지난 해 3월 암으로 사망한 쉬차이허우를 제외하고, 저우융캉과 보시라이는 이미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