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를 찾아라"...CEO스타일로 승부 가른다

2016-07-03 16:25
-위성호(신한)·서준희(비씨)·원기찬(삼성) 사장 3인 3색 플레이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국내 카드업계의 미래를 좌우할 O2O 시장에서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피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플랫폼을 뜻한다.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세계와 현실세계를 각종 편의 생활, 쇼핑, 유흥 등의 서비스로 연결해주면서 최근 카드 업계의 ‘국경없는 비즈니스’로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에 CEO들의 경력과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신한카드는 O2O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신한카드의 O2O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위성호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1985년 신한은행에 공채로 입사한 전통 은행맨으로, 신한카드 리스크관리 부문장을 거쳐 2013년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리스크 관리에 최적화된 인물 답게 O2O사업에 있어서도 철저한 빅데이터 검증을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사장이 선보인 O2O플랫폼 신한카드 '판(F'AN)'은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결제 창구다.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연구소 분석을 통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GS리테일, 홈플러스, SPC, 동부화재, 하나투어 등 18개 기업과 동맹을 맺었다. 

판은 카쉐어링서비스, 대리운전, 꽃배달, 보험가입 및 결제 등의 O2O는 물론, 결제 플랫폼인 판페이를 통한 제휴사들과의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위 사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경계를 허물어라", "카드사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위 사장은 “카드사는 앞으로 단순한 결제서비스를 넘어 생활 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제휴사를 30개 이상 확대해 새로운 모바일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비씨카드 서준희 사장은 소매금융 전문가답게 자체 유통망 구축을 통해 신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저돌적인 업무추진 능력과 삼성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다양한 금융분야를 거친 풍부한 경험은 그의 최대 장점이다.

비씨카드는 시중은행들이 공동출자한 기업으로, 카드사에 결제망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카드사와는 영업환경이 다르다. 서 사장은 비씨카드의 태생적 환경을 고려해 자체 유통망 출시로 맞불을 놨다. 자신의 PB사업 및 E-비즈니스 분야 경험을 살려 최근 비씨카드 자체 쇼핑몰 톨라(TORLA)를 내놨다.

톨라는 반년 간 비씨카드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군을 선정, 저렴한 가격으로 세제, 칫솔, 치약, 냄비 등 생필품을 생산한다. 업계에서는 자사 결제서비스와 연계해 활용도를 높이려는 O2O사업의 전 단계로 풀이하고 있다.

서 사장은 “톨라는 금융사가 만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첫 계기"라며 "앞으로 우수한 유통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도록 판매와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줄 계획이다. 그가 전 임직원에 '디지털' 체질 개선을 주문하며 만든 O2O 플랫폼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생활·문화·리빙·여가 등다양한 콘텐츠가 담길 예정이다. 

삼성카드에 정통한 관계자는 "카드 업계의 미래는 모바일에서 승부가 나는데, 모바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이 O2O 플랫폼 활성화라는 게 원 사장의 생각"이라며 "O2O시장에서 한 판 뒤집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