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특화 카드' 열풍부터 '간편결제 전쟁'까지…카드업계 이슈 10
2023-12-23 07:00
올해 카드업계 이슈 키워드로 애플페이 도입과 생활비 할인 카드, 여행 특화 카드 활성화 등이 꼽혔다. 고물가·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생활비·무조건 카드의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는 이 같은 내용의 ‘2023 카드업계 이슈 10’을 22일 선정, 발표했다.
기다림의 끝, 애플페이 국내 상륙
애플은 지난 3월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한국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폰 등 애플 기기 사용자들은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 9년 만에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초기 NFC 단말기의 저조한 보급률, 대중교통 사용 불가 등 우려 속에서도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은 3월에만 20만명가량 증가했다. 특히 연회비 부담 없이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끝나지 않는 고금리·고물가…생활비·무조건 카드의 인기
고금리,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며 인기 신용카드 트렌드도 변화했다. 각종 공과금 인상이 예고되며 올해는 '생활비 카드'가 인기를 얻었다.실적 부담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무조건 카드'도 상승세를 보였다. 3분기 기준 카드고릴라 사이트 내에서 '무실적' 혜택군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펭수·산리오·망그러진 곰…캐릭터 플레이트의 인기
2023년은 카드사들의 '캐릭터 마케팅'이 돋보였던 해이기도 했다.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펭수 등 대형 IP뿐 아니라 산리오, 원피스, 짱구 등 추억의 캐릭터와 다이노탱, 최고심, 망그러진 곰 등 SNS를 통해 인기를 얻은 캐릭터까지 다양한 카드가 출시됐다.특히 신한카드의 산리오 캐릭터즈 카드는 신청이 몰리며 배송 지연 등 품귀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카드고릴라가 지난 9월 실시한 '가장 선호하는 캐릭터 카드'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KB국민 My WE:SH – 토심이, 토뭉이' 버전이 1위를 차지했다.
교통비 인상 부담에…'알뜰교통카드' 찾는 소비자
올 7월에는 알뜰교통카드가 '알뜰교통카드 플러스'로 업그레이드됐다. 기존 대비 발급할 수 있는 카드사가 많아졌고 마일리지 월 적립 횟수가 44회에서 60회로, 마일리지 적립금은 월 최대 6만6000원까지 늘어났다.8월 서울 버스요금, 10월 서울 지하철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교통비가 인상되며 알뜰교통카드를 찾는 소비자들도 증가했다. 카드고릴라 웹사이트 내 '알뜰교통카드' 상품 일평균 페이지뷰는 6월 대비 7~8월 초 247% 증가했다.
미성년자도 신용카드를…발급·사용 확대
올 상반기에는 미성년자 신용카드 발급·사용이 확대됐다. 신용카드 발급은 원칙적으로 성년만 가능하지만, 만 12세 이상의 미성년자는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서비스'를 통해 개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소유할 수 있었다.지난 4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내용이 변경되며 1회 결제금액 제한이 폐지되고 이용 가능 업종이 확대됐다. 6월에는 우리카드와 현대카드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미성년자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졌다.
팬데믹 이후 해외로…여행 특화 카드 인기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해외여행은 카드 출시에도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신용/체크카드', 우리카드 '트래블월렛 우리카드' 등은 해외이용수수료 면제, 간편한 외화 충전 및 결제 방식 등으로 해외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카드고릴라가 지난 7월 발표한 '해외 결제 시 가장 선호하는 수단'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과반수가 '신용카드/체크카드'(52.4%)를 선택했으며, 3명 중 1명꼴로 '선불카드'(32.7%)를 선택했다.
연회비 비싸도 혜택 두둑…프리미엄카드 라인업 강화
올 한 해는 카드사의 프리미엄카드 출시가 늘어난 해였다. KB국민카드는 'HERITAGE', 삼성카드는 'THE iD PLATINUM', IBK기업은행은 'K' 라인업을 선보였다.이 영향으로 신규 출시 카드의 연회비가 크게 뛰는 현상도 일어났다. 상반기 출시된 주요 카드 59종의 평균 연회비는 8만3453원으로, 지난해 3만8171원 대비 119% 증가했다.
'혜자카드' 또 없어졌다…단종카드 역대 최대
그간 혜자카드로 입소문이 났던 카드가 대거 단종되기도 했다. 고금리로 인해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사의 실적에 영향을 줬고, 이로 인해 단종 카드가 역대급으로 많았다는 분석이다.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신용카드 247종, 체크카드 34종 등 총 281종의 카드가 발급 중단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단종 카드 수(116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신한 vs 삼성…카드업계 2위 싸움 치열
카드업계 점유율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애플페이 도입과 함께 시장점유율 3위에 올라선 현대카드는 10월 한 달간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 11조9억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라 삼성카드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KB국민카드는 3개월 만에 신규 회원 수 1위 자리를 되찾으며 3위 자리 재탈환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통의 강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1위 수성, 탈환도 볼거리 중 하나다.
체크카드에서는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를 앞세워 지난 1월부터 10개월 연속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드사 동남아 사업 확장…'자동차 금융' 주력
카드사들이 수익 활로 확보를 위해 동남아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도 올 한 해 특징 중 하나다. 신한, KB국민, 롯데, 우리, BC 등 5개 카드사가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있다. 동남아는 소비자금융 시장 성장률 대비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금융 인프라 등이 부족해 국내 카드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곳이다.카드사가 주력하고 있는 사업으로는 '자동차 금융'이 꼽힌다. 현지 리스사 인수, 자동차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늘어난 자동차 보급률을 커버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