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경제 성장의 히든카드 '中企'를 살리자

2016-06-26 13:27

[정보과학부 권석림 차장]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지난해부터 산업계는 '동반성장', '상생협력'이 화두였지만 대·중소기업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돼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발간한 '2016 중소기업 위상지표'를 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354만2350개로 전체 사업체의 99.9%를 구성한다. 종사자수는 1402만7636명으로 전체 고용의 87.9%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일자리창출에 중소기업의 기여도는 88.8%, 대기업은 11.2%에 그쳤다. 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 생산액과 부가가치 역시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기여도를 크게 앞질렀다.

반면,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전(全)산업에서 대기업 대비 2009년(61.4%)보다 2015년 60.6%로 격차가 커졌다.

고용노동부의 '2015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대기업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을 100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 정규직의 임금은 49.7에 불과했다. 대기업 정규직이 100만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근로자는 49만7000원을 받는다는 셈인데, 2008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정규직의 임금 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벌어지면 내수시장이 침체되고 경기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우리경제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우리 경제의 수출하락이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2016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를 좁혀 중소기업의 인력난 문제를 해소하자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근로소득 상위 10% 근로자 임금을 5년간 동결할 것"을 주장했다. 임금 동결로 인건비 66조원을 절감하면 63만명의 청년 채용이 가능하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루는 바른 시장경제 구조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은 상대적으로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취업한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여전히 구인난을 겪는다. 실제로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이 상반기에 예정된 채용 인원을 뽑지 못했다.

한 취업포털이 중소기업 779개사를 대상으로 '상반기에 계획한 인원을 모두 채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채용을 실시한 664개사 중 79.2%가 '채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상반기 채용 인원은 계획 대비 31%에 불과했다.

올 초 박근혜 대통령은 주조나 금형 같은 공정기술로 제품을 만드는 '뿌리산업'의 현장을 찾아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의 고충을 들었다.

대기업에 의존만 하는 중소기업은 정부의 어떠한 지원이 있더라도 기대감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기업의 하청업체들이 대다수인 중소기업 없이는 대기업도 존재하지 못한다. 中企(중기)가 살아야 고용창출효과와 국가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

양극화 해소와 지속성장을 위해선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자원(금융, 인력)의 합리적 배분이 절실하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2016년 중소기업 리더스 포럼 폐막 강연에서 "과거엔 대기업이 한국 경제 발전을 견인했으나 이제는 中企가 한국경제의 주역이 돼야 한다"며 단순지원에서 중점육성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2016년도 하반기에 접어들었다. 적극적인 도전과 창조를 의미하는 '병신년(丙申年)', 붉은 원숭이의 해가 6개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