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거리 미사일 ‘화성 10’ 성공 안보 위협 현실화 됐다

2016-06-23 15:53

아주경제 박준형·강정숙 기자 = 북한이 23일 중거리 무수단(BM-25) 탄도미사일을 1413.6㎞ 높이까지 쏘아올려 예정된 목표해역에 정확히 낙탄시키는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 실험으로 미국과 함께 한국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고각 발사로 사정권에 있음을 과시하면서 일각에선 북한의 우리 안보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아주경제 DB]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무수단 미사일(북한식 명칭 '화성-10')의 발사에 성공했다며 이례적으로 이 미사일의 최정점 고도와 사거리 등을 자세히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탄도로케트는 예정 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 고도 1413.6㎞까지 상승 비행해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 수역에 정확히 낙탄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무수단 미사일이 1413.6㎞ 높이까지 솟구쳤다면 사거리 3000∼4000㎞인 무수단 미사일에 어울리는 엔진 출력을 보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우리 군은 "엔진 성능 면에서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성공'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정례브리핑에서 "성공이라고 단언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실전 비행능력이 검증돼야 하며 최소 사거리 이상 정상적인 비행 궤적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상각도(45도)가 아닌 고각 발사에 따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의 최소 사거리(500㎞)에도 미치지 못하는 400㎞만 날아갔기 때문에 무기로서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중국의 미사일 전문가도 이날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를 통해 전날 발사된 두 발 모두 '실패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미사일 전문가 양청쥔(楊承軍)은 "무수단 미사일의 동력장치와 제어시스템은 질적인 측면에서 불안정하다"며 "두 발 미사일은 모두 목표물을 명중하지 못했고 예정된 사거리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장거리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미사일 자세 통제제어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한반도 안보에 중요한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군은 전반기 전군 지휘관회의를 열고 북한에 도발을 경고하면서 대응한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국제사회도 이번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촉각을 곧두세우는 모습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했다. 

안보리는 22일(현지시간) 북한이 22일 오전에 두 발의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IRBM 발사와 관련해 언론 성명을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날 언론성명 채택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프랑스의 알렉시스 라메크 유엔주재 차석대사는 회의 뒤 "안보리 이사국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 이사국들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추가 도발을 막아야 한다는 데도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론성명의 세부 내용과 문구을 놓고 이사국들간 다소 의견 차이가 있어 이날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