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밀양이냐 가덕도냐를 놓고 벌어졌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면서 타당성 조사에 대한 용역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운영·전략·사회경제·비용 등 두루 고려한 결과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장 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엔지니어는 "기존의 2가지 옵션(경남 밀양·부산 가덕도)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상태에서 조사를 시작했다"며 "처음 35개 후보지를 추려 가덕도와 밀양, 김해공항(확장) 등 3곳을 최종 후보지로 압축해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

ADPi는 평가 기준으로 △운영상 요소 △전략적 요소 △사회경제학적 요소 △비용·위험상 요소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운영상 요소에는 항공교통관제, 장애물과 관련된 요소, 비항공학적인 요소 등이 포함된다. 전략적 요소에는 시장 잠재력, 확장 여력, 접근 가능성 등이 있다. 사회경제학적 요소는 소음 및 생태학적 문제 등이 고려됐다. 비용·리스크의 경우 실현 및 완수 가능성 등이 주요하게 평가됐다.

이와 함께 ADPi는 신공항 후보지가 선정된 이후의 법적·정치적인 후폭풍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의사결정과 기술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지, 단계적인 프로젝트 이행이 가능한지, 프로젝트 진행 중 정책적인 변화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장 수석엔지니어는 "각각의 요소에 대해 3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가중치를 적용, 분석했다"며 "그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김해공항 확장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A는 접근 가능성 등 전략적인 요소에, 시나리오B는 소음·환경보호 등 생태적인 요소에 각각 가중치를 뒀다. 시나리오C는 프로젝트 완료와 실현 가능성에 큰 가중치를 적용했다.

또 간사이공항 등 기존 공항건설 과정을 참조한 '레퍼런스 시나리오'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이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ADPi는 전했다.

ADPi는 김해 신공항의 연간 이용객 수를 총 4000만명으로 예상했다. 국제선 2800만명, 국내선 1200만명 등이다. 화물 수요는 연간 36만톤으로 내다봤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지형적 요소를 고려한 근접병행 활주로가 2개 있어야 하고, 총면적은 4.4㎞ x 2㎞의 직사각형 모양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이번 용역 결과는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 입지 결정에 필요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출된 합리적 결론이라고 평가한다"며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이 담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래 영남권 항공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영남권 전역에서 김해공항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김해공항이 영남권 거점공항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대안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