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EU 탈퇴 시 영국의 운명은?..."투자 위축·독립논란 가중"

2016-06-19 14:48
IMF "영국 경제 5.5% 위축"...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독립 요구↑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영국이 지금처럼 유럽연합(EU)에 남게 된다면 내부 혼란을 수습하는 정도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EU를 탈퇴하는 쪽으로 가닥히 잡히면 경제·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투자 위축으로 경제 침체 우려

일단 영국 내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요 기업들이 영국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독일 베르텔스만 재단이 영국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영국계·독일계 기업 70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30%가 브렉시트 때 영국 내 사업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런던 소재 주요 금융회사들도 줄줄이 영국을 떠나면 유럽 금융의 중심지라는 명예까지 잃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 내년 영국 경제가 0.8%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기적으로는 2021년까지 GDP가 1.4%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영국이 EU에 남는 경우와 비교하면 2019년 기준 영국 경제 생산률은 최대 5.5%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세계무역기구(WTO)도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 비(非)관세 혜택 등 무역 특권을 잃게 되면서 무역 관련 비용만 최소 145억파운드(약 24조 2816억원)가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입할 때와 수출할 때 추가되는 관세만 각각 90억파운드, 55억파운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U 공동체 내에서 이뤄지던 교역량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주변국가의 우려도 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은 현지 언론인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EU를 떠나는 순간 변방 국가로 밀려나면서 경제적 위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개표 결과가 EU를 떠나는 쪽으로 나오면 영국은 더이상 EU에 분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영국이 매년 부담하는 EU 분담금은 지난해 기준 178억 파운드(약 29조 8077억원)였다.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다. 그동안 단일 화폐인 파운드화를 사용했기 때문에 화폐 차이로 인한 무역 불편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독립 요구 높아질 듯

한동안 잠잠했던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문제도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는 친(親)EU파가 상당수 포진돼 있다. 스코틀랜드 지방 언론인 헤럴드 스코틀랜드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에서 영국이 EU에 남아야 한다는 의견은 66%에 달한다. 브렉시트 반대 입장은 29%에 불과하다.

이미 독립 열망을 보였던 스코틀랜드로서는 브렉시트 개표 결과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독립 의지를 강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독립 열망은 북아일랜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에서도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 아일랜드에 통합되는 방안의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중도 사퇴할 가능성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내에서는 조 콕스 의원 피습 사건까지 일어나자 국론 분열에 대한 책임의 화살이 돌아오고 있다.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 65년 만에 처음으로 EU 공동체가 깨지는 데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른 EU 회원국들까지 도미노 EU 탈퇴 현상이 번질 수 있어 EU 분열의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다. 

개표 결과 찬성 쪽 의견이 많으면 27개 회원국과 함께 2년에 걸쳐 EU가 영국 제품에 적용하는 관세, 이동의 자유 제한 등을 놓고 새로운 협상을 벌여야 한다. 연장 기회를 빼면 최소 2년 동안은 EU 경제 공동체에 속한 것도 아니고 단일 경제권도 형성한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