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범 UNIST 교수팀, 셀레늄 도입된 그래핀 촉매의 슈퍼 안전성 입증

2016-06-19 10:30
"염료감응 태양전지 청신호"···Science Advances 최신호 논문 게재

왼쪽부터 전인엽 박사 후 연구원, 백종범 교수, 주명종 연구부교수. [사진제공=울산과기원(UNIST)]


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태양빛을 이용,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이 전기를 생산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전극물질이 개발됐다.

그래핀 기반의 이 물질은 고가의 백금 촉매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안정성은 월등히 뛰어나 학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UNIST(울산과기원·총장 정무영)는 에너지·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이 그래핀에 '셀레늄(Se)' 원소가 도입된 새로운 그래핀(SeGnP)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a)SeGnP 이미지. (b, c, d) 원자 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 (E, F) 역 고속 푸리에 변환 (IFFT)이미지. 이미지는 공통적으로 그래핀의 가장자리만 선택적으로 셀레늄이 도입돼 있다는 걸 보여준다. 또 원자 분해능 투과 현미경으로 탄소(77pm)와 셀레늄 (115pm) 원소의 크기가 확연하기 때문에 세계 최초로 이종원소인 셀레늄이 도입됐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첫 사례다.  


이 물질을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상대 전극으로서 기존 백금 전극을 뛰어넘는 우수한 촉매 활성 및 안정성을 보였다.

백종범 교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가로막던 원인 중 하나가 비싼 백금 촉매를 대체할 새로운 소재 개발이 늦어진 것"이라며 "셀레늄이 도입된 그래핀이 백금 전극을 대체하게 되면 염료감응 태양전지 상용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염료가 흡착된 투명 반도체 전극, 전해질, 상대전극으로 구성된다.

전해질로는 주로 코발트(Co)나 요오드(I)가 쓰이며, 상대전극으로는 고가의 백금을 사용한다.
 

기계화학적 공정에 의한 셀레늄이 도입된 그래핀 제조 모식도. 그래픽 설명 : 금속 볼의 운동에너지에 의해 흑연이 분쇄돼 탄소-탄소 결합이 끊어지면서 활성 탄소가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활성탄소의 높은 반응성이 탄소-셀레늄 결합을 형성함으로써 이종 원소인 셀레늄이 그래핀의 가장자리에 선택적으로 도입된다. 


이번 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한 주명종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연구부교수는 "지금까지는 탄소 기반의 소재에서 백금 촉매를 뛰어넘는 물질이 나오지 않았다"며 "셀레늄이 도입된 그래핀은 코발트나 요오드 전해질에서 모두 백금을 능가하는 우수한 촉매 특성을 보여 염료감응 태양전지용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성과는 기존에 밝히지 못했던 탄소 기반 요오드 환원반응 메커니즘을 전기화학적인 방법과 계산화학을 결합해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탄소 소재가 요오드 전해질에서 우수한 촉매 특성을 보인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또 셀레늄이 도핑된 그래핀을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전극으로 사용하자 1000번 사용한 뒤에도 초기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유지하는 안정성을 보였다.

이 성과는 '꿈의 신소재'로 알려진 그래핀의 단점을 보완하는 연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평평한 2차원 구조의 벌집 격자 모양을 이루는 물질로 물리적‧화학적‧전기적 성질이 뛰어나 응용 가능한 높은 '꿈의 신소재'로 각광받는다.

그러나 탄소 원자만 있으면 너무 안정적이어서 전기화학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어렵다.

이에 그래핀에 다른 원소를 도입해 전기화학적 활성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이번 연구에 또 다른 1저자로 참여한 전인엽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 후 연구원은 "기계화학적 공정으로 셀레늄을 그래핀에 도입했으며, 원자 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셀레늄이 그래핀 가장자리에만 선택적으로 도입된 걸 확인했다"며 "그래핀의 결정성을 손상시키지 않고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셀레늄을 도입해 전기화학적 촉매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백 교수는 "이종원소 중 하나인 셀레늄을 그래핀에 쉽게 도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기존 연구에서 발견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특성을 가진 그래핀 제조가 가능해졌다"며 "이는 그래핀이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될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논문은 세계적인 자연과학 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6월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 지원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