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총기난사] 테러조직 연계? 증오 범죄? 배후 규명 주력

2016-06-14 11:26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는 테러 조직과의 연관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단순 증오 범죄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NPR 등 현지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이 테러 조직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FBI는 현재 용의자 단독 범행인지, 범행 과정에서 동조하거나 개입된 제3의 인물이나 조직이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FBI가 지난 2013년과 2014년 용의자와 만나 테러 관련 사정 청취를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용의자는 2013년에 동료에게 테러 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이 의심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FBI의 조사를 받았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한 미국인이 시리아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하자 접점 가능성에 대해 한 차례 더 조사를 받았다.

당시 FBI는 용의자의 생활 반경을 토대로 볼 때 테러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 수사를 종결한 뒤 테러 감시 대상 리스트에서 용의자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가 사우디 메카에서 성지순례를 두 차례 한 정황도 포착했다. AFP통신이 만수르 알투르키 사우디 내무부 대변인을 인용,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용의자는 2011년 3월, 2012년 3월 각각 10일과 8일에 걸쳐 움라(Umrah·비정기 순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연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용의자는 이번 사건 발생 직전 911에 전화해 IS의 지도자인 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 대한 충성을 서약했다. IS는 13일 전용 라디오 매체를 통해 "‘병사 중 1명'인 오마르 마틴이 ‘불결한 십자군’을 향해 공격을 감행했다"는 범행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IS가 직접 범행을 지시하거나 지원한 흔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동성애에 대한 단순 증오 범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평소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였고 폭력적 성향을 보인데다 이번 총격의 피해자 가운데 동성애자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치안당국은 미국 전역에서 성적 소수자(LGBT) 관련 이벤트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미국 정치주간지 더 네이션은 "이번 사건은 테러 조직이 배후였던 지난해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공화당 대선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슬림 인종차별 발언을 계속한다면 후폭풍이 일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올랜도에 있는 게이 클럽에서 아프간계 미국인인 오마르 마틴이 벌인 총기난사 사건으로 인해 최소 50명이 숨지고 53명이 다쳤다.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는 역대 최악의 참사다. 부상자 가운데 5명은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나타나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