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양대 해운사, 정상화 이후 합병 등도 검토할 수 있어”

2016-06-13 18:30
과잉진료 보장내역 제외해 보험료 40% 낮춘 실손보험 상품 내년 4월 출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열린 금융개혁 관련 정례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임 위원장은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의 정상화 추진 상황을 보아가며 합병, 경쟁체제 유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뉘앙스 차이는 있지만 합병 검토는 이전에 밝힌 해운사 구조조정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용선료 조정, 사채권자 채무조정, 협약 채권자 채무조정, 해운동맹체 가입을 완료해 정상화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것(정상화)이 완료되면 그 밖의 산업전체 차원에서 합병이 좋을지, 경쟁체제가 좋을지, 다른 라인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게 맞을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파업과 관련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때 노조로부터 자구계획안을 동의 받았다"며 "쟁의행위를 하지 않고 자구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런 정신이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기업의 정상화는 채권단, 주주, 노조 등 이해관계인들의 고통 분담이 전제되지 않고는 이뤄질 수 없다"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실손의료보험의 상품구조를 개편해 소비자 편익과 선택권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보험료를 40% 인하한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내년 4월에 출시할 방침이다. 

실손의료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3200만명이 가입한 '국민보험'으로 과잉진료로 인해 보험료가 상승해 일반 가입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는 "거의 모든 의료서비스를 보장하는 획일적인 표준화 구조를 탈피해 소비자가 보장 내역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본형에 추가되는 다양한 특약' 방식으로 상품구조를 개편하겠다"고 설명했다.

급격히 증가하는 집단대출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포함하는 것은 검토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최근 집단대출 증가세와 관련해 좀 더 심도 있게 들여다본 뒤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 분양 시 대출이 필요한 사람의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 없이 은행이 중도금과 잔금 등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1~5월까지의 집단대출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중 집단대출 비율은 전체 70조3000억 중에 8조7000억원으로 12.4%를 차지했으나, 지난 1~5월까지는 전체 19조원 중 집단대출이 10조원을 차지하면서 52.6%에 육박했다.

임 위원장은 "집단대출은 분양시장 동향과 같이 움직이는데 분양시장이 하반기 들어 어떻게 될지에 의견이 갈린다"며 "집단대출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분양시장 상황에 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위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보험권에도 은행 수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키로 했다.

한편, 금융위는 법령규제와 그림자규제 개혁과 더불어 금융협회의 자율규제를 개혁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7개 금융협회의 자율규제에 대한 전수조사 후 불필요한 규제는 폐지하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존치하거나 법규화하는 방안을 다음달까지 마련키로 했다.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금융개혁 법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중점법안 중 재입법 법안은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 지분한도를 제한적으로 늘리는 내용의 은행법과 거래소 구조개혁을 위한 자본시장법, 금융소비자 권리구제 강화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