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非RPG의 재부상... 웹보드 규제 완화 효과 톡톡

2016-06-08 13:39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비(非) 역할수행게임(RPG) 장르가 재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을 액션 RPG가 끌면서 너무 유사한 게임만 쏟아졌고, 게임 간에 차별화 요소도 적어 유저들이 액션 RPG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시행된 웹보드 규제 완화로 다시 비 RPG 장르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8일 모바일 앱 시장 분석업체 앱애니(App Annie)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상위 10개 가운데 '모두의 마블'을 비롯해 '클래시 오브 클랜', '프렌즈팝', '프렌즈런' 등 절반 가량이 비 RPG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두의 마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RPG가 이름을 올렸다.

퍼즐,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장르의 캐주얼 게임들의 경우 카카오게임 플랫폼과 함께 '애니팡'을 시작으로 2012년 이후 급성장했으나 2014년 말부터 RPG 위주의 하드코어 게임이 매출 상위권을 독식했다.

2014년 이후 '블레이드', '레이븐', '히트' 등 대형 액션 RPG들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유행이 '세븐나이츠', '몬스터길들이기' 등 전통적인 수집형 RPG에서 액션 RPG로 넘어갔다. 이후 게임사들은 매출을 고려해 유사한 액션 RPG만 내놨다.

다만 RPG 게임의 출시 증가로 개발비 또한 가파르게 상승,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형 개발사들은 과거와 같은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시장이 포화되며 차별성이 없는 액션 RPG의 성공 가능성은 과거 대비 낮아졌고 최근 카카오 지적재산권(IP)을 사용한 프렌즈팝(2015년 8월), 프렌즈런(2016년 5월 출시)의 연이은 성공으로 비 RPG 게임에 대한 관심을 커지는 추세다.

무엇보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웹보드 규제완화(월 30만원으로 제한됐던 결제 한도가 50만원으로 높아졌고, 1회당 베팅액은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로 비 RPG 가운데서도 웹보드 게임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규제완화 이후 ‘피망 포커’의 일 매출 순위는 최고 12위로 급상승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간 비 RPG 게임사들의 경우 카카오 게임 플랫폼의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로 인해 실적 부진이 이어졌으나 향후 IP 및 개발 경쟁력을 보유한 게임사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컨대 NHN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일본 ‘라인 디즈니츠무츠무’의 호조와 더불어 ‘피시아일랜드 2’, ‘라인 러쉬’, ‘앵그리버드’ 모바일 게임, ‘마블츠무츠무’(북미) 등 캐주얼 게임의 출시가 이어지며 웹보드 규제 완화 효과를 톡톡히 봐 올해 30% 이상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이외에도 카카오 게임 플랫폼은 ‘맞고’에 이어 ‘포커’의 출시가 예상되며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니키’(SNG),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3’(퍼즐)와 포커게임 등 캐주얼 게임사들이 그간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준비 중이거나 반격에 나섰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웹보드 게임 매출 부활이 기대된다. 결제 한도 상향의 효과가 온기로 반영되는 2분기부터 실적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