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UFJ은행, '프라이머리 딜러' 자격 반환...일본 국채 '흔들'

2016-06-08 10:47
마이너스 금리에 국채 보유 매력 떨어져...연쇄 이탈 시 재정건정성 훼손

[사진=일본은행 홈페이지]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의 대형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일본 국채 특별 매입 참가자(프라이머리 딜러) 자격을 반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전체 국채 시장이 휘청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HK 등 현지 언론이 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최근 프라이머리 딜러 자격을 반환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일본 재무부도 은행 측의 자격 반납을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머리 딜러는 국채를 안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가 대형 은행이나 증권사를 대상으로 부여하는 자격이다. 자금력과 전문성을 갖췄다고 인정 받을 수 있어 일본 재무부와 함께 국채 입찰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다만 프라이머리 딜러로 선정되면 국채 입찰에서 발행 예정 금액의 4% 이상을 의무적으로 입찰해 시장을 형성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이 같은 계획을 세운 것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함에 따라 국채 발행 예정금액의 4% 이상을 주문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면서 국채 보유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판단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2월부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선보였다. 

일본 내 22개 프라이머리 딜러 가운데 자격을 반환하겠다고 밝힌 곳은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처음이다. 외국계 증권사가 본사 구조조정으로 인해 철수하면서 자격을 반환한 사례는 있었지만 자발적인 사례는 없었다. 다만 미쓰비시도쿄UFJ증권은 계열사를 통해 투자자에게 채권을 판매하는 업무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과거에 발행한 국채의 차환분을 포함, 올해 연간 약 162조엔의 국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금융권들이 구매자가 되는 만큼 다른 프라이머리 딜러들도 연쇄적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전체 국채 시장이 휘청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본은행이 국채보유액을 연간 80조엔씩 늘린다는 완화정책을 제시하면서 일본 민간은행들은 채권 보유액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말 민간은행의 국채 보유액은 229조엔으로 지난 2013년에 비해 3% 가량 감소했다.

더구나 소비세 증세 시기가 한 번 더 미뤄진 데다 국채시장마저 흔들릴 경우 일본 정부의 재정건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달 초 기자회견을 통해 "소비세 증세 시기를 기존 2017년 4월에서 2019년 10월로 2년 반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소비세를 현행 8%에서 10%로 인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제지표를 고려해 인상 시기를 1년 반 뒤인 2017년 4월로 한 차례 미뤘었다. 일본 정부가 증세를 연기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