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은행·금융유관기관도 성과제 도입해라"…전 금융권 압박한 임종룡 위원장(종합)
2016-06-02 17:02
아주경제 장슬기·윤주혜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이 금융공기업에 이어 민간은행, 금융유관기관에 대해서도 성과연봉제 도입을 압박했다. 특히 성과중심 문화의 안착은 평가의 공정성과 수용성이라고 강조, 투명한 시스템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임 위원장은 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제4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9개 금융공기업 수장들을 불러모아 "금융 공공기관들이 진통 끝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만큼 이를 모델로 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금융 환경과 우리 경쟁력을 감안할 때 현재의 연공서열, 획일적 평가, 현실안주와 보신주의의 낡은 관행을 개혁하지 않으면 우리 금융에 미래는 없다"며 "15%에 육박했던 은행 ROE가 2% 초반대로 하락하는 등 금융업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들어선 만큼 금융사 스스로 변화, 혁신, 개혁을 하지 않으면 위기상황을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본급 인상률 차등 대상이 기존 부서장에서 책임자 직급까지 확대되고, 차등 폭도 기존 2%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커졌다.
임 위원장은 "민간은행이나 금융유관기관은 성과보수 비중이나 평가방식 등 보수체계가 현행 금융공공기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특히 한국거래소, 코스콤, 증권금융, 금융결제원 등 금융유관기관들이 업무 특성을 감안해 보다 진지한 자세로 문제를 논의해 달라"고 언급했다.
그는 "성과 연봉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여전히 동의하지 않고 조직 내 갈등도 해소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런 과정은 금융공공기관의 낡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겪는 불가피한 진통으로 볼 수 있으나, 기관장들이 조직 안정과 갈등 치유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전했다.
이어 "성과연봉제 도입 목적은 저성과자 해고와 직접 관련성이 없다"며 "불완전판매, 과당경쟁, 줄서기 문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는 평가방식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임 위원장은 이번 성과연봉제 도입을 시작으로, 각 금융기관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을 만들라는 주문했다.
그는 "성과중심 문화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전 직원의 신뢰가 필요하고, 이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며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보완하고, 제도 시행 전 파일럿 테스트를 운영하는 등 평가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도 '성과중심 문화의 민간 금융권 확산 필요성'이라는 참고자료를 배포해 국내 금융권이 해외와 비교할 때 생산성은 낮은 데 비해 임금 수준이 높다며 각종 수치를 제시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조사 결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권 임금 비율은 2014년 기준으로 영국 1.83%, 독일 1.70%, 일본 1.46%, 미국 1.01% 등 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03%라는 결과가 나왔다. 또 2010∼2014년 전체은행 영업이익은 연평균 4% 감소했는데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는 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해외 금융선진국에 비해 국내 민간은행들은 전 은행이 호봉제를 유지하고 집단평가 중심의 평가제를 운영한다"며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호봉제에 따라 급여가 자동 상승하는 등 경직적인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