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민무늬 담배 포장 정책' 실패 한 호주 사례 인용 각국 정부 금연 유도 '비난'

2016-06-03 07:45
JTI 등 민무늬 담배 포장 정책 실패 주장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담배의 획일화된 포장을 유도하고 있는 브랜딩 금지 조치가 사실상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JTI 등 담배 제조 업체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세계 각국을 돌면서 ‘담배 브랜딩 금지(담배 민무늬 포장)'에 대한 규제당국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치가 2012년 시행된 유일한 국가인 호주에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제조사들은 장기적인 흡연율의 감소 추세에 담배 브랜딩 금지 정책은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을 호주 정부의 조사 데이터를 통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호주 당국이 타국가의 정부와 전문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빈약한 추측에 의존, 금지 정책의 합리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업체에 따르면 호주 보건부는 2015년 3월부터 담배 브랜딩 금지법의 평가를 위한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해당 정책이 성공적이라는 증거를 찾는 데 1년간 고전했다고 한다. 결국 호주 정부는 8개월이나 늦게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런데도 담배 브랜딩 금지법의 효과를 증명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JTI 규제전략 담당 미히엘 리링크(Michiel Reerink) 부사장은 “호주 보건부는 담배 브랜딩 금지법의 실패를 은폐하려는 시도로 빈약한 추측밖에 내놓지 못 했다"며 "WHO는 호주를 모범사례로 들어 합법적 납세 기업의 등록상표 사용을 금지하는 가혹한 금지조치를 도입할 것을 다른 국가들에게 종용하고 있으나,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기에는 신뢰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각국 정부는 공식 데이터를 참조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며, “호주에서의 브랜딩 금지 정책은 합법적인 기업의 권리를 박탈하고 불법 담배와 위조 담배를 밀매하는 범죄자들에게 도움을 줬으며, 공중보건 정책으로서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JTI 등은 "WHO가 담배 규제 로비스트들로 하여금 납세자의 돈으로 전세계를 여행하며 각국 정부에게 담배 브랜딩 금지조치가 도입할 가치가 있는 보건 정책임을 설득하도록 조종하고 있다"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