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 지지부진…여야 3당 ‘세비 반납’ 신경전으로 확전
2016-06-01 22:04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국회의장 배분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야 3당은 1일 세비반납 신경전으로 확전되고 있다.
국민의당이 20대 국회가 예정대로 법정시한 내 개원하지 못하면 세비를 받지 않겠다며 "무노동 무임금" 원칙론을 제기하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제 때 일을 시작하지 못한다면 국민의당은 원 구성이 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최고위 전 사전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4·13 총선 직후인 지난달 19일에는 당 회의에서 "20대 국회가 임기 시작일인 5월30일까지 원 구성이 안되면 원이 구성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당은 관례에 비춰 7일까지 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8일부터 원 구성이 될 때까지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원구성 협상에서 공동보조를 취해온 더민주는 세비반납 문제는 과한 처사라며 쐐기를 박았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 오찬간담회에서 "국회의원 세비로 시비거는 게 제일 유치하다고 본다"며 "전형적인 반(反)정치 논리로, 우리가 월급에 연연하는 것도 아닌데 모욕감을 느낀다"고 정면반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그렇게 말하면 남북대화 1년간 안 이뤄지니 통일부 장관은 1년치 월급 반납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도 "'무노동 무임금' 프레임은 옳지 않다. 원구성을 위해 협상도 하고 민생TF도 일하고, 법도 준비하고 있다"며 "오히려 세비반납으로 '놀고 먹는 국회', '일 안하는 의원'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야권이 원 구성 협상판을 깬 것부터 해명해야 한다고 책임을 돌리며 세비 반납에 대한 논의는 그 다음이라고 입장을 유보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기간 내 원구성을 하면 되지, (야당은) 왜 판을 깨고 세비반납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세비 반납에 대해선 "우리 당의 입장은 의원들 총의를 들어야 하니 유보하겠다"며 "19대 국회 때도 새누리당이 세비를 반납하기로 결정한 바 있는데, 당시 의원총회를 거쳐 결정했었다. 이는 원내지도부가 바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의원들의 총의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와 새누리당은 세비 반납 문제가 자칫 이벤트성으로 흐를 경우, 또하나의 포퓰리즘 논란으로 흐를 수 있는데다 정치혐오증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더민주도 세비 반납 문제에 동의하는 발언을 쏟아낸 바 있어 번복한 셈이 됐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에 (이번에도 제때) 원구성이 되지 않는다면 세비를 반납해야 된다는 여론에 동의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세비반납 논란이 번지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세비 반납이 목표가 아니라 원구성이 목표"라고 진의를 강조했다.
같은 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7일까지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에 방점이 있는 것이지 원구성이 안될 것처럼 전제하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안 대표 발언이 기한 내 원 구성 협상 타결이 아닌 세비 반납으로 초점이 지나치게 이동하는 것을 차단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김경록 대변인은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부끄러움을 아는 우리 국민의당을 유치하다고 비난하는 것이 정작 부끄러움을 모르는 태도"라며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국민과 한 약속을 어기며 남을 헐뜯는 것이 과연 할 일인가"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