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소비세 인상 2019년까지 보류" 공식 발표

2016-06-01 15:16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7일 폐막한 G7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소비세 인상 계획을 2019년까지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7월 참의원 선거까지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실효성을 두고 정치적 공방이 예상된다.

NHK 등 현지 언론이 6월 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열린 집권 자민당 의원 회의에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세 인상 시기를 2년 6개월 뒤인 2019년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기국회 회기가 끝난 뒤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 등 신흥국 경제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증세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2020년까지 기초적 재정 수지(프라이머리 밸런스)의 흑자 전환 목표, 사회 보장을 위한 재원 확보 계획 등도 발표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소비세를 현행 8%에서 10%로 인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제지표를 고려해 인상 시기를 1년 반 뒤인 2017년 4월로 한 차례 미뤘었다. 이번에 증세 계획을 한 번 더 연기한 것은 경기 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증세할 경우 내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14년 17년 만에 기존 5%였던 소비세를 8%로 상향 조정했을 당시에도 복지·연금 부문 예산 마련 방법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산케이신문이 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 대책을 담은 2016년도 제2차 보정 예산안 편성 작업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경정 예산안 규모는 5조~10조엔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증세를 한 차례 더 연기한 것은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어서 재정투입 규모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예산안은 참의원 선거 이후 임시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참의원 선거는 6월 22일 공시한 뒤 7월 10일 투표하는 일정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6월 1일에 맞춰 아베 총리가 소비세 인상 보류 계획을 밝히면서 사실상 7월 참의원 선거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1야당인 민진당, 공산당, 사민당, 생활당 등 4개 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전국 32개 소선거구의 후보를 단일화한다는 방침이다. 야당연합은 소비세 증세 연기 계획은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당 측에서는 경기 침체 문제 해결에 아베노믹스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