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지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2016-04-26 11:24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과 에콰도르가 강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현재 일본에서는 지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사망한 사람이 50여 명에 이르고 900여 명이 다쳤다. 에콰도르에서는 사망자만 650여명, 부상자는 수천명에 이른다.
양국의 지진은 꽤 많은 부분이 닮았다.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점, 비슷한 시기에 지진이 연달아 일어난 점, 도시 대부분이 마비됐다는 점 등이 그렇다. 본진 특보가 번복되면서 피해가 가중된 점도 비슷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위기관리업체인 뉴워크에 따르면 일본과 에콰도르의 보험사들이 준비해야 하는 보험금은 각각 최대 35억 달러(약 4조 243억원), 최대 8억 5000만 달러(약 977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피해 복구에 돈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시간이 들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에서는 라이프라인(전기·가스·수도 등 도시 생활에 필요한 핵심 기능)이 크게 손상된 상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구마모토현을 격심재해 지역으로 지정하고 추경 예산안을 편성해 복구 작업에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여진이 900회 이상 이어지고 있어 완전 복구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에콰도르에서는 전체 건물 중 80%가 이번 지진으로 무너졌다. 재건에는 최대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소비세를 현행 12%에서 14%로 올리는 등 지진세를 부과해 재건에 힘쓰겠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악의 경우 에콰도르가 베네수엘라에 이어 남미에서는 두 번째로 디폴트를 선언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일본 지진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엔화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피해 복구를 위해 일본은행이 자산 매입 방식으로 통화 완화정책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석유와 구리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에콰도르와 추진하고 있던 광산 탐사·유전 개발 등의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양국의 재난이 개별 국가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얘기다. 남의 집 불구경할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