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벌써 잊었나… 우리 사회 '안전 불감증' 여전
2016-06-01 15:26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흘렀지만 안전의식이 또다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1일 오전 7시 27분께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주곡2교 하부 지하철 4호선 공사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김모씨(50) 등 근로자 4명이 숨졌고, 안모씨(60) 등 10명은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 4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3명이 중상인 것으로 파악돼 사망자가 증가할 수도 있다.
사고 원인은 하부구간 내 철근조립을 위한 용단작업 중 가스통에서 누설된 폭발성 가스에 불이 붙어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스가 폭발하면서 그 충격으로 사망자 1명은 바로 바깥으로 튕겨져 나갔고, 나머지 3명은 지하 15m 아래에 고립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현장에서 약 150m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최모씨는 "큰 폭발음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굉음이었다"면서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주민들도 진동을 느꼈다고 한다"고 증언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가스 폭발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인명사고가 발생한 만큼 전후복구 및 관리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용역업체 직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후 서울메트로가 '승강장안전문 특별안전대책'을 마련해 선로 작업을 2인 1조로 진행토록 나섰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지난달 28일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작업 중이던 용역업체 직원 김씨(19)가 열차와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하기도 했다.
사고 당시 김씨는 열차를 감시하는 사람없이 홀로 작업에 투입됐고, 전자운영실에 통보도 하지 않았으며, 작업표지판도 세우지 않았다. 작업 안전수칙이 송두리째 무시된채 작업을 벌이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개폐된 스크린도어를 작업할 때 2인 1조로 움직여야 한다"며 "이를 역과 전자상황실에 보고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 과정이 생략된 것 같다"고 밝혔다.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가장 대표적인 사고는 2014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사고다. 그해 10월 17일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에서 환풍구 철제 덮개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시민 27명이 18.9m 아래로 추락해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재난 안전 전문가들은 빈발하는 사고 대부분이 충분한 정비와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동헌 재난안전원장은 "산업현장의 구조가 복잡·다양해지면서 '빨리빨리' 현상이 만연해 안전상 위해 요소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줄고 있다"며 "안전운행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인상 대한산업안전협회 건설안전본부장은 "안전에 대한 준비가 '추가 비용'이라는 생각을 고치지 않으면 안전에 허점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무엇보다 안전관리에 대한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