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철강 담합조사 좌시 않겠다"...WTO 제소할 것
2016-05-29 10:19
미국 ITC 최근 중국 바오강그룹 등 철강업체 40곳 담합혐의 조사 착수
중국 "미국 시장 보호하려는 행위, 중미 관계 해친다"
중국 "미국 시장 보호하려는 행위, 중미 관계 해친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이 중국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담합 관련 조사에 착수한 데 대해 중국 당국이 강하게 반발하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불사할 뜻을 내비쳤다.
중국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은 27일 공식사이트를 통해 "미국 상무부의 중국 등 철강기업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최근 담합 혐의 조사 착수 등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조치는 무역보호주의에 따라 중국 기업을 겨냥하고 중국 제품을 배척하려는 의도"라며 "중국 정부와 기업은 미국의 비합리적 조치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는 중국 철강기업의 이익을 해치고 중미 양국간 무역과 협력도 저해하는 것으로 중국은 마땅히 필요한 조치를 통해 공정한 대우를 받고 자국 기업의 이익도 보호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중국 철강업체 40여곳이 가격담합을 공모하고 해킹을 통한 무역기밀 유출, 원산지 허위기재를 했다는 US스틸의 진정을 받아들이고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에는 중국 대표 철강업체인 바오강(寶鋼)그룹, 허베이철강, 우한철강, 안산(鞍山)철강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조사는 미국 관세법 337조(미국 내 상품의 판매 및 수입 관련 불공정 행위 단속규정)를 위반한데 따른 조사로 주목된다. 미국이 중국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이처럼 대규모 조사에 착수한 것도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의 '선전포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본에 모인 주요 7개국(G7)정상은 27일 정상선언문을 통해 "철강의 글로벌 과잉공급은 국제적으로 살펴야 할 구조적 문제"라는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 2014년 중국 철강 생산량은 8억2270만t으로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 중 과잉 생산량은 3억5000만t 정도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이 '공급 측면 개혁' 추진을 통해 과잉생산 해소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국 철강 수출은 아직도 증가세다. 지난해 중국 철강 수출은 전년대비 19.9% 증가했고 올 1분기도 전년 동기대비 7.9%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