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빠진 섬유 중소기업... 수출전환도 만만찮네

2016-05-26 12:00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경기침체 장기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본격 시행,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내수시장에서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섬유 중소기업계가 이를 타개(打開)할 뾰족한 묘책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 이하 중기중앙회)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섬유산업위원회(공동위원장 최현규·한재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신규 위원 11명을 위촉하는 등 총 36명으로 위원회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올해 섬유산업의 핵심 어젠다로 ‘국내 섬유 중소기업의 수출전환’을 선정했다. 수출 등 해외진출을 통해 침체된 섬유산업의 활력을 찾겠다는 방안에서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수출로의 전환에 대해 자금력, 정보력 등의 한계를 보이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중기중앙회가 수출 의향이 있는 180개사, 수출 의향이 없는 120개사 등 300개 섬유 내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섬유 중소기업의 수출전환 애로조사’ 결과를 보면 해외 진출의향이 있는 중소기업의 10곳 중 7곳은 아직 의향만 있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르면 해외 진출의향이 있는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 추진상황은 71.7%가 아직 수출의향만 있는 단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속된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위험 회피성향 강화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 결과 해외 진출의향이 있는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도움 없이 혼자’ 해외진출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 중인 중소기업은 전체의 7.6%에 불과했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수출초보 중소기업의 과반 이상인 61.7%는 ‘현지 바이어 연결 등 판로개척’을 수출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했다.

섬유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수출기업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정책으로는 ‘수출 초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57.2%로 가장 높았다.

실제 섬유 내수 중소기업의 14.7%는 수출 실패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쟁국 대비 가격, 품질 등 경쟁력 부족(40.9%)’, ‘바이어 등 현지 거래선 유지 실패(38.6%)’, ‘수출 전담 조직이 없어 지속적 수출추진 난항(27.3%)’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해외시장 진출의향이 있는 섬유 중소기업의 3곳 중 1곳은 1년 내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다. 선호국가로는 중국(37.2%), 미국(15.0%), 베트남(11.7%)순이었다. 특히 의류·모피제품 생산 중소기업의 경우 과반에 가까운 48.3%가 중국을 주요 진출 국가로 고려했다.

해외시장 진출 의향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내수판매만으로도 충분한 기업경영(58.3%)’, ‘기업 규모의 영세성(35.0%)’으로 인해 수출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산업지원본부장은 “섬유산업은 지속된 경기침체, 한·중 FTA, 개성공단 폐쇄 등의 ‘삼중고’로 인해 섬유 중소기업들의 기업가 정신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해외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섬유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수출전환을 위해 수출 실패의 주요 원인이자 수출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 현지 판로개척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