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리더십 휘청…3자 회동 ‘밀실 합의’ 논란에 ‘밤샘 의총’ 급조

2016-05-25 17:25

새누리당 유일 사령탑 정진석 원내대표가 최근 전국위 무산 사태에 이어 또 한번 리더십 위기에 봉착했다. 친박-비박 대신 주류-비주류로 명명, “계파 청산”을 주장하는 정 원내대표 스스로 ‘계파 대주주론’을 들고 나와 ‘밀실 합의’를 발표, 당을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 밀실 합의 논란이 거세지자, ‘밤샘 의총’ 카드를 급히 꺼내들었지만, 당내 여론은 싸늘해 계파 갈등이 단박에 봉합될 지는 미지수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 유일 사령탑 정진석 원내대표가 최근 전국위 무산 사태에 이어 또 한번 리더십 위기에 봉착했다.

친박-비박 대신 주류-비주류로 명명, “계파 청산”을 주장하는 정 원내대표 스스로 ‘계파 대주주론’을 들고 나와 ‘밀실 합의’를 발표, 당을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

밀실 합의 논란이 거세지자,  ‘밤샘 의총’ 카드를 급히 꺼내들었지만, 당내 여론은 싸늘해 계파 갈등이 단박에 봉합될 지는 미지수다.

논란의 시작은 정 원내대표가 24일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과 3자 회동을 갖고 ‘당 정상화’에 의기투합키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들은 3자 회동 결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비대위-혁신위 통합’ ‘혁신비대위원장 외부 영입’ 등에 합의했다고 정 원내대표 핵심 관계자가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당의 현 상태를 진흙탕으로 표현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3자 회동)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주주총회를 하는데 주식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의결하는 것처럼 정치는 계파와 머릿수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즉각 당내에서는 계파불문, 3자 회동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25일 오전 KBS라디오에 출연해 “계파, 친박 비박 얘기를 하지 말자고 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기득권을 더욱 인정해주는 모습을 보이는 어이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세 사람이 당의 지도체제를 결정하는 모습은 마치 밀실 합의를 본 것처럼 보인다”며 “8~90년대 3김시대에나 하고 있을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비박계 하태경 의원도 이날 오후 정론관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3자 회동과 관련 “국민들에게 새누리당의 진로가 계파 보스간 타협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비쳐진 것은 매우 유감”라며 “이는 구시대로의 회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대위-혁신위 투트랙 체제는 당선자 전원의 설문조사에 근거한 사실상 의총 결정 사항이었다”면서 “이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의총이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대위원장 인선은 두 계파의 합의를 전제로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당내 반발 수위가 거세지자, 3자 회동 당사자인 김 전 대표 측이 “합의는 없었다”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김 전 대표 측근은 이날 “(김 전 대표가) 당이 어럽다고 하니 직전 당 대표로서 자문에 응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합의 사실을 공개한 정 원내대표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밀실 합의였다면 다 공개하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3자 합의가 사실임을 강조했다. 그는 계파 해체 주장을 하면서 양대 계파 수장격인 인사들과 만난 것은 어불성설이란 지적에도 “오히려 두 분을 설득하고 계파 해체 의지를 두 분들과 다지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밀실 합의 논란이 증폭되자, 정 원내대표는 “(3자 회동 합의내용에) 찬성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반대하는 분, 제3의 의견도 있을 텐데 최종합의에 도달하려면 민주적 논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구체적인 대안은 “오는 월~화요일(30~31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 쇄신 방안과 당헌·당규 개정 방향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의총을 통한 당론 결정을 한 뒤, 전국위원회 추인 등을 거쳐 최종적인 쇄신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그는 “단 세 사람이 모여 의견을 내고, 일치 봤다고 해서 최종 결론에 도달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회동 당사자인 김 전 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걱정을 (세명이) 같이 했다”면서 3자 회동 합의사실을 직접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순방을 배웅 나온 정 원내대표에게 “많이 힘드시겠지만 잘 해내실 거라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직접 현안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 원내대표에게 조속한 당 내홍 수습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