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GDP통계 신뢰성 점차 하락…한계 보완할 것"

2016-05-25 08:0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오른쪽 둘째)가 25일 한은 본관에서 개최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문지훈 기자]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시대적 변화에 따른 국내총생산(GDP)통계의 한계를 보완하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개최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품질 차별화가 가능한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지고 디지털 경제 확대 등으로 GDP의 신뢰성이 점차 낮아지는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이코노미스트지의 특집 기사를 인용하며 GDP 통계의 한계점을 소개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학원에 가지 않고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강좌를 들으면 효용성이 더 높아질 수 있는데 GDP통계는 낮아진다"며 "우버나 에어비엔비 등을 보면 기존 택시나 호텔과의 서비스 차이가 없지만 거래 특성상 GDP에는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처럼 기존 GDP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더 할 것"이라며 프랑스처럼 GDP통계를 보완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랑스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를 주축으로 하는 위원회를 2008년 구성, GDP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한은도 GDP통계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신뢰성을 제고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GDP통계 추정 방법을 개선하고 생활수준을 보다 잘 나타낼 수 있는 지표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숫자에 나타나지 않는 부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수치 이면에 있는 의미도 잘 읽어내는 역량을 기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최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장기적 관점에서 밑그림을 그린 뒤 정부와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손실 분담 및 동참 하에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최근 경제심리 및 내수지표들이 개선되는 등 국내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적 실업과 구조조정 등에 따른 구조적 실업에 대해서는 발생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정책적 대응도 달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청년실업의 경우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해 중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한고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건전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전성인 홍익대 교수, 최강식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