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의 IT스캐너] AI기업으로 탈바꿈한 구글
2016-05-22 14:25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의 트랜드는 누가 뭐라해도 '제4차 산업혁명'이다.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붙는 만큼, 우리 생활도 크게 변하고, 미래 산업구조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흔히 말하는 '제4차 산업혁명'은 통신망과 센서의 발달로 모든 정보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이 핵심이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수많은 양의 데이터를 컴퓨터가 학습해 인간의 판단과 유사하게 혹은 뛰어넘게 하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AI)이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토대로 인간이 할 수 없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편리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비서 등 제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낼 성과가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IT기업들이 도전에 임하고 있다.
구글의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바로 앞에 위치한 야외공연장 '쇼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된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6'에선 그 동안 개발해 온 AI 기술의 성과와 관련 신제품, 서비스가 잇따라 발표됐다.
예를 들어 올해 여름부터 제공될 메신저 앱 '알로(Allo)'는 수신된 메시지와 사진을 AI가 자동적으로 해석해 답변할 문구를 제안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올해 안에 출시가 예정된 가정용 음성인식 단말기 '구글홈(Google Home)'은 인터넷에 연결된 원통형 단말기에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AI를 접목시켜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조명과 가전을 제어한다.
'전 세계의 정보를 정리하고, 누구라도 활용할 수 있는 가치있는 정보를 만들어낸다'라는 구글의 미션을 이루기 위해 AI에 중점을 두기로 천명한 것이다. 피차이는 "이용자들의 구글에 대한 요구 수준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이 요구에 응하기 위해 AI개발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AI를 활용한 구글포토(Google Photos)의 사진검색, 자동 앨범 작성기능, 바둑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 등 그 동안 구글이 보여준 놀라운 AI기술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향후 AI기술을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와 난치병 진단 등 의료분야까지 폭넓은 분야에 확대 적용해나갈 방침이다.
구글은 이번 '구글 I/O 2016'에서 자체 개발한 AI 전용 반도체 'TPU'를 공개하면서 AI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지난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펼친 알파고에 적용된 AI칩이 바로 TPU라고 밝힌 것이다. 피차이는 TPU에 대해 "딥러닝에서 이용되는 GPU(영상처리반도체)와 FPGA라 불리는 반도체에 비해 소비전력 성능은 10배 이상"이라고 성능을 자랑했다.
구글은 검색서비스와 스마트폰 기본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토대로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성장한 대표적 기업이지만,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정체라는 벽에 부딪혔다. 구글이 정체의 벽을 넘기 위한 돌파구로 삼은 AI는 어떤 단말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강점이다. 향후 IT기술의 경쟁력은 모든 단말기에 적용할 수 있는 AI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은 구글은 이제 IT기업에서 AI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