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상형' 아파트의 부활

2016-05-21 21:29
2000년대 주택시장 휩쓴 탑상형아파트, 환기·통풍 문제로 인기 하락
실용성 갖춘 '판상형' 아파트 소비자 선호도 높아

아주경제 홍광표 기자 = 한때 화려한 외관과 차별화된 평면으로 인기를 끌던 탑상형 아파트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집을 투자 목적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고질적인 문제인 통풍과 환기 문제를 안고 있는 탑상형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다.

2000년 이후 아파트의 디자인이 중시되면서 화려한 외관의 탑상형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목동 하이페리온,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등이 대표적으로, 이 같은 탑상형 아파트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초고층 설계와 세련된 외관을 자랑하며 주택시장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한 개 층에 3, 4채의 가구를 둥글게 배치하는 방식 탓에 통풍이 잘 되지 않고, 각 가구가 마주보는 경우도 있어 사생활 침해 등의 단점이 있다. 또 밀폐형 유리 외벽으로 설계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 냉난방비가 많이 든다. 이렇게 탑상형 아파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판상형 아파트가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아파트시장에는 판상형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4베이 평면을 도입하기에 판상형 구조가 더 적합한 데다 탑상형보다 판상형의 분양성적이 더 좋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한 개 동에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는 탑상형 아파트가 수익성이 높지만, 판상형이 분양 흥행에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판상형 아파트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청약경쟁률을 살펴보면 수요자들이 탑상형 아파트보다 판상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같은 단지 안 같은 면적의 아파트라도 판상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더 높다.

실제 지난해 10월 경기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C-3블록에서 분양한 '다산신도시 아이파크' 84㎡A의 경우 타워형으로 5.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4베이 판상형 구조인 전용면적 97㎡는 13.09대 1의 경쟁률로 지난해 남양주시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자들이 채광과 맞통풍을 중요시해 탑상형보다는 판상형을 선호하는 추세다”며 “지난해부터 판상형과 탑상형이 혼합된 아파트가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판상형으로 설계한 아파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판상형 설계로 공급에 나서는 단지다

◆ ㈜동일, '경북도청신도시 동일스위트'

㈜동일은 경북도청신도시 B2블록에서 ‘경북도청신도시 동일스위트’를 분양중이다. 규모는 지하 3층~지상 25층, 23개동, 총 1,499가구(전용 77, 84㎡)다.
 

[사진 = '경북도청신도시 동일스위트' 조감도]


단지는 전 가구를 남향 위주 배치 및 판상형 4Bay로 구성해 통풍 및 채광을 극대화한 단지를 선보인다. 또 경북도청신도시 최대규모로 전 가구가 선호도 높은 중소형 대단지로 조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경북도청신도시 최초로 단지 내 실내수영장이 들어설 예정이며, 테마 어린이 놀이터, 생태연못 등의 특화조경시설 및 헬스장, GX룸,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으로 구성된 약 6000여㎡의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되고, 세대 내부에는 팬트리, 대형드레스룸, 가변형벽체, 붙박이장 등의 다양한 특화평면 설계가 도입된다.

◆ 호반건설, '시흥 은계 호반 써밋플레이스'

호반건설은 오는 6월 시흥 은계지구 복-1블록에서 ‘시흥 은계 호반 써밋플레이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시흥 은계지구 최초의 복합주거단지로 규모는 지하 3층 ~ 지상 35층, 6개동 총 1,133가구며, 아파트 5개동 816가구(전용 84~119㎡), 오피스텔 1개동 317실(전용 35㎡)이 함께 조성된다. 단지는 대부분 판상형 위주로 설계된다.

외곽순환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의 광역교통망 이용이 수월하며, 기존 은행동•대야동 중심시가지와 인접해 롯데마트, 보건소, 병원, CGV 등 기존에 자리한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 특히 단지에는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 편리한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 우미건설, '안성 공도 우미린 더퍼스트'

우미건설은 경기 안성시 공도읍 용두리 220번지 일원에 공급하는 ‘안성 공도 우미린 더퍼스트’의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9층, 14개 동, 총 1358가구 규모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59㎡(279가구), 73㎡(736가구), 84㎡(343가구) 등 중소형으로만 구성했다.

전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환기 및 일조가 우수하며, 판상형 4Bay 위주 특화설계로 채광 및 통풍이 좋다. 또 국도 38호선과 안성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용이하며 다양한 생활인프라가 형성돼 있고 도보권내 학교가 위치해 있다.

◆ 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명륜'

현대엔지니어링은 부산시 동래구 명륜동 71번지 일원에 '힐스테이트 명륜'을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별로는 △84㎡ 383가구 △101㎡ 110가구로 구성된다. 수요자들의 선호도 높은 전용 84㎡가 전체의 약 77%를 차지하며 전 가구 4베이 판상형으로 구성된다.

부산지하철 1호선 명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동래사적공원 아래에 위치해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명문 학군이 밀집돼 있어 교육환경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