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나가는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마지막 숙제는 성과연봉제
2016-05-18 11:08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한국예탁결제원 역시 다른 공기업처럼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임기가 반년밖에 남지 않은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도 이를 사실상 마지막 숙제로 삼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유재훈 사장은 13일 부산 본사에서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하는 전직원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유재훈 사장은 성과연봉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임직원 의견을 들었다.
한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유재훈 사장이 이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며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부가 정한 기한 안에 임무를 마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예탁결제원은 4월 말까지 성과연봉제에 대한 노사합의를 도출하고, 관련 규정을 손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서 무산됐다. 이런 이유로 유재훈 사장은 이달 4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고, 이에 맞서 노조도 9일부터 무기한 투쟁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는 5월 안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는 금융 공공기관에 대해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기로 했다. 오는 6월 9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하는 공공기관 워크숍도 예정돼 있다. 유재훈 사장을 비롯한 공공기관 수장이 늦어도 이달 말까지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무리하려는 이유다.
정부는 구체적인 지침을 통해 성과연봉 비중을 30%까지 올리고, 차하위 직급(4급)도 연봉 격차를 최고와 최저 간 20~30%로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노조는 플러스섬(plus-sum) 연봉제가 아니면 합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플러스섬 연봉제는 기존 임금 재원에 추가분을 더해 구성하고, 당해 추가분을 가지고 인사고과에 따라 변동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탁결제원 노조 관계자는 "당국이 충분한 논의나 의견 수렴 없이 정해진 일정대로 강행하고 있다"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2015년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기관 특성상 개인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사측에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타협점을 못 찾았다"며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합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