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과 선 긋기 나선 현대·삼성중공업

2016-05-18 08:13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과 동시 구조조정 대상에 거론되는 데 대해 속앓이 중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는 적자규모나 부채비율 등에서 대우조선과 크게 다른데도 조선 3사로 한데 묶여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데 따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부채비율을 보면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은 220%, 삼성중공업 309%인 반면, 대우조선의 경우 7308%로 큰 차이를 보인다.

조선업계는 대우조선을 세금으로 연명시킨다면 혈세의 낭비로, 대우조선과 현대·삼성중공업을 분리해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우조선이 살아남아 국책은행을 등에 업고 저가 수주를 함으로써 나머지 회사들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3사에 나란히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을 '좀비기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는 등 조선사들 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각 조선사들 간 장·단점이 뚜렷한 데다 그간 공동으로 함께해온 만큼 한 업체를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보기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현재 닥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사들 간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서 조선·해운업종을 우선 구조조정 대상으로 정하고 주채권은행을 통해 조선 3사로부터 자구계획을 받아 집행 상황을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등은 인력 감축 방안이 포함된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들에 제출했거나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