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여전히 ‘엄동설한’…‘수주 절벽’에 미래 불투명
2016-05-16 15:33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조선 빅3가 일제히 생산능력을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 근대화 이래 성장 일변도였던 조선 ‘빅3’가 사상 처음으로 생산력을 감축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지난 9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도크(선박건조대)의 순차적 잠정 가동 중단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이에 동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2척 수주에 그쳤으며 삼성중공업은 아예 없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은 현대중공업이 도크 가동 중단을 밝힌 상황에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따라가지 않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선 3사는 1~2년치 일감을 확보해 현재 도크가 모두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수주 절벽’ 현상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도크 가동 여부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대우조선해양은 추가 자구안을 이달 말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오는 20일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내용의 자구안을 낸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12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 10일 하나은행에 구조조정안을 제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과 함께 비핵심 자산 매각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선산업의 상황이 올해 안에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16년 1분기 조선·해운 시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의 올해 수주량은 160만 GCT로 지난해 1070만CGT보다 85% 급감할 전망이다.
연구소는 “발주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낮아 시장의 분위기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는 비교적 양호한 시황을 보이는 탱커 등을 중심으로 발주 수요가 소폭이나마 회복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 큰 폭으로 회복한 후 2018년에 정상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232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주액도 65억1000만 달러로 62.6% 감소했다.
국내 조선산업의 1분기 수주는 세계 수준보다 더 크게 줄었다. 수주량은 17만 CGT로 작년 동기보다 94.1% 감소했고, 수주액은 3억9000만 달러로 93.9%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