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상호 원장 "건설업계 이란시장 선점하려면 투자은행 설립 필요"
2016-05-17 10:26
"대통령 이란방문 성과는 긍정적....실제 수주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지원 확대돼야"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이란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정부가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금융지원을 먼저 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투자은행 설립과 육성이 필요하다."
17일 강남구 논현동 건설산업연구원 원장실에서 만난 이상호 원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의 이란 진출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길을 동행했었다.
이 원장은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 성과에 대해서 상반된 의견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개별기업이 하기 어려운 시장 개척을 위해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나서서 협력할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대규모 민간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가서 66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큰 성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건설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지난 3월 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CBSI)가 2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여전히 체감경기는 기준선 100을 밑돌면서 냉랭한 상황이다.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호 원장은 "건설경기도 전반적인 거시경제 여건과 무관할 수 없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2%대로 낮춰 잡고 조선·해운업 등의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예정돼 있다"며 "게다가 주택경기마저 일부 지방에서 식어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최소한 한번은 더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더 어려울 것 같고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원장은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 양극화 이슈에 대해서는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서울과 경기도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적용 후 주춤했던 공급시장 분위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서울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 주택시장은 위축됐다. 최근 수년간 공급물량이 급증하면서 집값이 많이 뛴데다가 대출규제강화시행을 앞두고 매매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이상호 원장은 "서울과 특정 지역의 주택경기 양극화 문제는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주택경기의 급락은 지역경제나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연착륙을 위한 수급조절 등 섬세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대규모 분양물량이 집중되는 5월과 6월의 주택경기가 향후 주택경기를 전망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과잉공급이 아니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과잉공급 우려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공급량만이 아니라 공급속도 내지 공급시기의 조절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테이와 행복주택 공급 대책은 서민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그는 평가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8일 '맞춤형 주거 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 방안'을 마련하면서 5년간 총 30만 가구의 뉴스테이와 행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원장은 "30만 가구는 적은 물량이 아니다. 국토부의 '2013~2022년 주택종합계획'에서는 멸실 등을 감안한 우리나라 연평균 적정 주택 수요량을 39만가구로 추정했다"면서 "연간 적정수요량에 해당할 만큼의 뉴스테이와 행복주택이 쏟아진다면 중장기적으로 서민주거비 부담을 낮추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테이나 행복주택이 공급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내수 회복을 통해 일자리창출과 소득증대를 견인한다면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 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