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공공기관장 불러놓고 압박…금융노조와 정면 충돌
2016-05-10 22:09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이 금융공공기관장들을 소집해 성과제 확대를 재차 압박했다. 성과제 도입이 지연될 시에는 인건비 동결 등의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금융위원회가 기업 구조조정을 빌미로 국책은행들의 성과제를 강요한다고 지적하고 있어,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 위원장은 10일 열린 제3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연되는 기관에는 인건비와 경상경비를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노사가 협력해 조기에 성과제를 도입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성과중심 문화 이행 수준에 따라 총 인건비의 0.25~1% 인상률이 지급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라는 시급한 현안을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조속히 성과주의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제 확대를 위한 교육, 평가 및 영업방식 개선도 강조했다. 성과별 차등화, 금융업무 전문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시스템 등 3대 방향성을 갖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균형 잡힌 평가체계를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평가지표 선정 과정에 직원 참여를 보장하고 이의신청 및 조정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금융위의 움직임에 금융노조는 더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위가 구조조정 위기에 대한 국책은행의 책임을 성과주의 강요 행태로 정당화하고 있다는 게 금융노조의 지적이다. 이에 금융노조는 오는 9월 10만여명 규모의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성과주의 확대는 국가 기간산업을 망가뜨린 관치의 폐해를 더 극대화시킬 것"이라며 "이를 국책은행에 전면 도입하겠다는 것은 구조조정의 방향성을 훼손하고 문제의 본질을 은폐해 '관치 카르텔'을 오히려 공고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