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조선 3사 ‘네 탓 공방’… 내홍 격화
2016-05-08 15:46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수주 절벽'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국내 대형 조선 3사간 감정 싸움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그간 수주영업 과정 등에서 오랫동안 묵혀왔던 불만이 결국 이번 정부의 구조조정 요구를 계기로 분출하는 모양새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업계의 공적(公賊)이 되고 있다.
A조선사 관계자는 “이제는 조선 빅2의 시대다"면서 "과거 조선 빅3였던 대우조선해양은 이제 업계에서는 좀비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힐난했다.
B조선사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을 수주할 당시 국내 다른 조선사들과 나눠 수주하기 보다는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싹쓸이 수주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선업계의 골칫덩이인 헤비테일(Heavy-tail) 수주방식 등을 도입한 시장교란의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대우조선측은 큰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동안 조선사들 모두 박빙의 경쟁을 벌여 온 상황에서 이런 주장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저가수주를 말한다면 어떤 프로젝트인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모든걸 설명해주겠다"고 했다. 이어 "그간 수주과정에서 서로 도긴개긴으로 경쟁해 온 상황에서 이제와 그런 소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불만은 그동안 영업 등 실무진 사이에서 간간히 흘러나왔는데 선박 수주량이 많았던 만큼 크게 공론화 되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가 조선업계의 자구안 마련을 요구하는 등 위기사황으로 치닫자 결국 곪았던 것이 터진 셈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현대중공업에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데 이어 산업은행도 지난달 29일 삼성중공업에 자구계획 제출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선사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구조조정 및 자산매각에 나선 만큼 추가 자구안 마련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산업 전체가 위기에 몰린 만큼 서로 소모적이고 제살을 깎아먹는 일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면서 “대승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긍정적인 자세로 서로를 대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