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임박에 회사채 발행 봇물
2016-05-08 06:00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정부가 취약산업인 조선·해운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회사채 발행이 연중 최대로 불어나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회사채 발행액은 총 7조7869억원으로 전년 동월 5조7902억원에 비해 34.48% 증가했다. 반면 1분기에는 1월이 4조1897억원, 2월 3조9496억원, 3월은 3조1402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었다. 4월 들어 갑자기 불어난 것으로, 임박한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발행이라는 분석이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제한 순발행액도 증가했다. 올해 회사채 순발행액은 1월 6039억원에서 2월과 3월 -1조8723억원, -8414억원으로 줄었다가 4월 들어 2조7538억원으로 되늘었다. 2015년 4월 8359억원에 비해서도 3배 가량 많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을 앞두고 채권시장 경색을 우려한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서둘렀을 것"이라며 "낮은 금리로 인해 우량채권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투자자가 등급이 낮은 채권에 몰려 수요가 급증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연초에는 회사채 발행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후 미뤄놨던 발행량이 4월에 쏟아지기도 한다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 이후 회사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채권 업무 담당자는 "지난달 AA-이상인 우량 회사채 판매 실적이 좋았다"며 "발행, 유통, 수요예측이 모두 좋고 국채금리가 빠지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A등급 이하인 비우량 회사채는 앞날이 불투명하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채권투자전략 책임연구원은 "한진해운을 비롯한 해운·조선 업계에 구조조정 여파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범위가 건설이나 철강, 화학 같은 다른 업종으로 확장되면 회사채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우량 회사채는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는 가치가 더 떨어져 회사채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