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내야안타’ 이대호의 전력 질주…‘빅보이’의 아름다운 헌신

2016-04-28 15:01

[시애틀 매리너스 내야수 이대호. 사진=연합뉴스(AP)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연일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내야 땅볼을 때리고도 큰 덩치로 1루를 향해 질주한다. 이대호가 또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헌신이다.

이대호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서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0.286에서 0.280으로 조금 떨어졌다.

이대호는 이날 의미가 큰 선발 출전 경기였다. 플래툰 시스템을 고집하던 시애틀이 우완 선발투수 콜린 맥휴를 상대로 이대호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기 때문. 이대호는 지명타자로 나선 우완 투수 전문 애덤 린드와 함께 선발로 첫 선을 보였다.

전날(27일)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멀티히트를 작성한 효과가 컸다. 하지만 이날 이대호는 외야로 타구를 보내지 못했다.

이대호는 1-1인 2회말 1사 2루에서 초구를 공략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뒤 2-3인 4회말 1사 1루에서도 유격수 병살타에 그쳤다.

이대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 발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팀이 3-5로 뒤진 6회말 1사 1루에서 휴스턴 윌 해리스의 4구째를 잡아당겨 3루 방면 깊숙한 타구를 때렸다. 3루수 루이스 발부에나의 호수비에 걸렸으나 전력 질주를 한 이대호의 투혼으로 세이프. 내야 안타로 기록됐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실패.

이대호는 3-7인 8회말 1사 1, 2루 찬스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휴스턴 켄 자일스의 초구를 공략했으나 3루수 앞 큰 바운드로 튄 땅볼 병살 코스. 하지만 이대호는 또 전력 질주를 했다. 3루수 발부에나가 타구를 잡은 뒤 한 번에 글러브에서 공을 빼지 못하면서 이대호가 1루 베이스를 먼저 통과했다.

이대호는 전날에도 내야 안타로 큰 인상을 남겼다. 역시 3루 쪽 깊은 타구에 전력 질주로 살았다. 좀처럼 내야 안타를 보기 드문 선수가 바로 이대호.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이틀 연속 내야 안타를 신고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있다.

시원한 홈런과 장타를 볼 수 없던 날이었으나, 이대호의 전력 질주에는 큰 의미가 담겨 있었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성공 의지와 팀을 위한 헌신이 그대로 녹아 있다. 마이너 계약 이후 기적 같은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한 이대호의 절실함이었다.

한편 4연승을 노렸던 시애틀은 휴스턴에 4-7로 져 시즌 전적 12승9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