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방한 중인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가 27일 국회에서 만나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및 이에 대한 대응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이견을 드러냈다.

원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주장해온 '자체 핵무장론'을 언급한 뒤 "북한이 계속 우리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국민 안전과 국가 안위를 위해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적인 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어 "한·미 군사협력 체계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연합전력과 군사동맹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그것이 북한 도발에 대한 상당한 억지력을 갖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자 아인혼 전 특보는 "질문이 있다"고 원 원내대표의 말을 끊은 뒤 "한·미 연합 전력의 효과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연합전력이 한국의 방위 필요성을 충족시켜주고 있다면 왜 자체적인 억지력 추구를 원하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독립적인 핵 억지력을 구축하려 할 경우 상당한 대가가 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인혼 전 특보는 이날 면담에서 최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와 관련, "성공 여부를 떠나 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진전을 막기 위해 한·미 양국의 연합 억지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의 일환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결국은 북한과의 협상이 필요하지만 압박 없는 외교는 효과가 있을 수 없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압박에 중점을 둬야 하고, 압박이 효과를 발휘할 때 효과적인 외교를 담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원 원내대표는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해 최근 자세 변화가 있는 것 같지만 강력한 제재를 하지 않은 데 대한 개인적인 불만이 있다"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방어수단인 사드 배치 등에 대해 중국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