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 "'수면 부족'이 가장 힘들어"
2016-04-19 15:20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군 복무 중인 병사들에게 있어 가장 불편한 점은 '수면 부족'이었다.
19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해 하반기 병사 19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대 근무 중 가장 불편한 점은 수면 부족(15.6%)이라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13년(21.4%)과 2014년(14.8%) 조사에서도 수면부족을 꼽은 병사가 가장 많았다.
일선 부대에서 복무하는 병사들은 오후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는 등 취침 시간이 짧지 않음에도 이런 대답이 많은 것은, 전·후방 상비사단 기준으로 사흘에 한 차례씩 돌아오는 '불침번'(1시간~1시간 30분) 근무나 일과 후 피로감, 복무 압박감 등으로 잠자리에서 뒤척이는 경우가 잦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어 외로움과 심리적인 위축(10.9%)이 뒤를 이었다. 이 답변은 2013년과 2014년에도 각각 14.9%로 두 번째 어려운 점으로 꼽혔다. 복무 기간 동안 사회와 단절됐다는 심리 상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병사들이 느끼는 '사회 단절감'을 줄여 주고자 부대별로 밴드, 카페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성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일선 부대에 개설된 밴드는 1만200여 개, 카페는 30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설문 조사에서는 9.6%였지만 2013년과 2014년에는 12.6%, 15.8%였다. 부대 병영생활관이 침대형으로 개선되었지만 난방이나 온수 사용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육군 전방 부대에서는 침대·모포·베개 질이 나쁘고 침대의 크기도 작다는 응답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군내 인권 강화가 군 기강 확립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병사들은 군의 인권 개선 노력이 군 기강 확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인식(61.8%)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영에서 인권 침해 행위가 가장 많은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병사 상호 간이란 응답(44.6%)이 가장 많았다. 병사 상호 간의 인권 침해는 지난 2009년 조사 때부터 매년 40%를 상회하고 있다.
이어 병사와 부사관 사이에서 인권 침해 행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20.3%가 병사-부사관 사이로 응답했으며 2013년과 2014년에도 이와 비슷했다.